- 133.5원 오른 1373원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환율이 10년1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130원 이상 대폭등하며 1300원대를 후반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경기후퇴에 대한 공포가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졌다. 특히 외화유동성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현물시장에서라도 달러를 구하려는 욕구가 커졌다.

16일 달러-원 환율은 1373원으로 전일비 133.5원 뛰었다. 이는 지난 1997년12월31일 145원 오른 이후 10년10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이날 환율은 개장초 한때 160.4원 올라 1399.9원을 찍기도 했다.

금융위기에서 실물경제 침체로 초점이 이동하면서 `R` 공포가 짙게 깔렸다. 밤사이 뉴욕과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고꾸라졌다.

닛케이225지수는 11% 이상 폭락했고 코스피 지수 역시 9.44% 미끄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636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 역송금 수요도 상당했다.

여기에 전일 국제신용평가사 S & P가 국내 7개 금융기관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등재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또 붕괴상황까지 몰린 스왑시장도 현물환 시장에서의 달러 매수세를 부추겼다.
통화스왑(CRS) 1년물 금리는 장중 0%에 체결되기도 했다.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면서 달러 이자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원화 이자는 안 받아도 좋으니 달러를 빌려달라는 정도까지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1년 스왑 베이시스는 사상 최대로 벌어져 -590bp까지 내려갔다.

장중 간헐적으로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이 나오기도 했지만 폭등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정부가 시장개입을 하기는 했지만 매수세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장시작부터 시장은 패닉상태였다"고 말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1.72엔 하락한 100.09엔에 거래됐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55.56원 높은 1372.31원을 보였다. 엔-원 환율 상승폭은 지난 1997년12월30일 155.56원 이후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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