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18 치즈케이크 좋아하는 남자..
- [서경]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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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케이크 좋아하는 남자 -
난 그 사람을 잊어도,
그 사람은 날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
참 이기적인 마음이란 걸 알면서도
그녀가 내게 그래주길 바랬어요.
그런데, 정말 그렇다니...이상하게 마음이 아픕니다.
미련하게 아직도 그러고 살고 있다니,
만나서.. 너 왜 그렇게 사냐고,
아무 것도 아닌 나 때문에..
왜 니 인생을 하찮게 만드느냐고,
소리소리 지르며 화내고 싶어지더라구요.
어제 여자 친구랑 심야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데,
여자 친구가 맨 날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주파수를 마쳤습니다.
근데 노래가 끝나자, 그녀의 사연이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그녀의 이름과 맨 날 바래다주던
그녀의 동네 풍경이
흘러나오는 사연과 함께 머리에 그려졌어요.
<김은지씨가 보내준 사연입니다..
언니, 우리 동네 허름한 빵집이 있는데요,
헤어진 남자친구가 그 빵집..치즈 케이크를 좋아했었어요.
다른 집보다 치즈 맛이 덜한데..자기는 그게 좋다구요.
근데 오늘 그 빵집을 갔는데..주인이 바뀌었더라구요.
턱수염이 멋진 아저씨였는데..
근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흘렀어요.
이젠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와도,
예전 그 맛이 나는 치즈 케이크를..
다시는 같이 먹을 수 없다는 게,
허전하고..속상해서..눈물이 났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이미 다른 빵집 치즈 케이크에
푹 빠져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녀의 사연이 읽혀지는 동안,
옆 자리에 앉아있던 여자 친구가 뜬금없이 질문을 했어요.
“오빠~ 혹시 이거 오빠랑 사귀던 옛날 여자 친구가
보낸 거 아니야? 오빠도 치즈 케이크 좋아하잖아?”
순간, 내가 여자 친구한테 그 턱수염 아저씨 얘기를
한 적이 있던가..
몇 번을 되짚어봤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적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놀라긴 놀랐습니다.
그래서 “뭐? 그게 말이 되냐?”하며 언성을 높였더니,
여자 친구가 다행히
“오빠~ 수상하다~ 난 그냥 장난친 건데..”
그러면서 넘어가더라구요.
여자 친구를 바래다주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녀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보려다..관뒀습니다.
근데, 명치끝이 아직까지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콕콕..아프네요.
부디, 그녀가 날 잊고 씩씩해지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지나간 사랑도 사랑이었음을 기억하라고,
그녀에겐 아직 지나가지 않은 사랑임을 기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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