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17 중간고사 보는 남자
- [서경]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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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고사 보는 남자 -
이런 감정 처음이에요.
그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이 머릿속이, 아니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냥 한두 번 같이 밥 먹고, 영화 보고 그런 것뿐인데...
그것도 단 둘이도 아니고, 여럿이서..말이에요.
근데 왜 이렇게 자꾸 생각이 나는 거죠?
혹시 그녀가 내 심장에 무슨 이상한 마법 같은 걸,
걸어 논 게 아닐까요..
그녀랑 똑같은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난리법석이에요.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밤에 라디오 들으면서 공부를 하는데,
어제 글쎄, 라디오에서 그녀 이름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거예요.
디제이가 ‘김은지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하는데,
그 때부터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구요.
전공 책도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가슴만 답답하고..
물론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은 그녀가 아니었어요.
근데도 난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전공 서적 한 페이지를 두 시간 동안 붙들고 있다가,
즐겨찾기 되어 있는 그녀의 미니홈피를 열어봤어요.
며칠 사이, 홈피 대문 글이 바뀌어 있더군요.
<다시 시작하기..>
그리고 새로 올린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한국에서 온 외사촌 언니와 찍은 사진들이었어요.
그녀는 지금 캐나다 유학 중이거든요.
사진 제목들을 쭉 훑어보니,
<서울서 갑자기 날아온 진경 언니>,
<떠난 사랑은 부디 잊어요..>
뭐 이런 제목들이었어요.
아마도 사촌 언니라는 분이 좋지 않은 일로
서울을 떠난 것 같았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 건, 작년 크리스마스 때쯤..이었어요
고등학교 동창인 호석이네가 찜닭 집을 하는데,
거기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녀와 호석이는 초등학교 동창이고,
엄마들끼리도 친해서 호석이 어머님께 인사드리러 왔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도 캐나다에 같이 가 계신다고 했죠.
그 날 이후, 호석이를 중심으로
그녀가 돌아가기 전까지 한두 번 더 봤어요.
그것뿐인데...이렇게 몇 달 째 그녀 이름만 들으면,
가슴이 쿵쾅 거리고 뜁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사랑이란 감정인 걸까요..
근데 그녀의 대문 글...<다시 시작하기>라는 문구가
하루에 한 번씩 마음을 툭툭, 건드리네요.
뭘 다시 시작하겠다는 건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세상에 가장 흔한 이름은 짝사랑하는 그녀의 이름이고,
세상에서 가장 흔한 차는
헤어진 애인이 타고 다니는 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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