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008-10-10 08:00]   4,099

【뉴욕=뉴시스】

“미국이 사전에 정보를 받고 입국해도 좋다는 사람만 받아들이는게 무슨 비자면제냐?”

9일(현지시간) 열린 뉴욕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한미비자면제협정의 문제점을 강한 톤으로 지적, 관심을 끌었다.

박상천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말미에 김경근 뉴욕총영사가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불법체류자 문제는 한미간에 전자여행허가제에 의해 1차로 걸러진다”고 말한 것에 대해 보충질문을 통해 “전자여행허가를 통해 입국 여부를 판단한다면 사실상 그게 비자가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비자면제라고 하면서 무슨 명목으로 거부한다는 것이냐. 전자여행허가제도는 비자면제라고 할 수 없다. 그걸 요구한게 누구냐”고 추궁했다.

김경근 총영사는 “전자여행허가는 미국이 먼저 요구했다”면서 “미국에서 관리하는 명단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여행자들이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미국 입국이 가능한지 알 수 있다. 미국까지 가서 입국이 거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은 “지금 많은 국민들은 비자면제협정이 내년초 시행되면 여권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부의 홍보가 잘못된게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 총영사는 전자여행허가제의 영어명이 무엇이냐는 박상천 의원의 질문에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이라고 답하고 “주로 범죄와 관련한 명단으로 알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도 극소수만 입국이 거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총영사는 국정감사 종료후 기자와 만나 “전자여행허가와 같은 시스템은 한국 역시 시행한다. 입국심사대에서 금지자 명단을 스크린해 돌려보내고 있다”며 미국에 대해 동등하게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외에도 전자여행허가제를 요구한 나라들이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미비자면제협정이 뉴욕총영사관의 소관사항은 아니지만 이날 국정감사를 통해 한미비자면제협정이 불평등하고 전자여행허가제라는 칼자루를 쥔 미국의 판단에 맡긴다는 점에서 ‘빛좋은 개살구’가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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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면제 국가되었다고 자랑했던 이면의 진실...
미국이 먼저 요구했고 MB 정부는 흔쾌히 다리를 벌려 주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