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11 헬스 시작한 남자..
- [서경]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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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 시작한 남자 -
아침 운동을 시작했어요.
동네에 있는 저렴한 헬스클럽을 석 달 끊어서,
일주일 째 다니고 있습니다.
가격에 비해서 시설도 꽤 괜찮고,
무엇보다 주인내외가 마음에 들어요.
젊은 부분데, 체육과 동기라고 하더라구요.
CC로 출발해서 부부가 되고,
지금은 헬스클럽 공동 관장이 되고...
멋지잖아요, 두 사람의 사랑과 의리가....
난 사랑도 일종의 의리라고 생각해요.
널 한 번 사랑했으니,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의리....
니가 똥배가 나오든,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든,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든,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는 거..
그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난 그렇게 했어요.
그녀가 화장 지운 맨 얼굴로 나타나도,
삼일 째 머리를 안 감고..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나타나도,
내 마음은 여전히 그녀만을 향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아니었어요.
의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내가 취직을 한 후에 통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요즘 좀 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걸 갖고 그렇게 대놓고 구박을 하더라구요.
정말 진심으로 섭섭했습니다.
그러더니 며칠 전엔 진지하게 그러더군요.
내가 손 좀 잡고 걸으려고 했더니... 내 손을 확 뿌리치면서,
“오빠, 오빠 몸매 완전 아저씨 몸매 됐어..
아침에 거울은 보는거야?
정말 실망이야... 몸 관리도 하나 제대로 못하냐?“
그녀의 말엔 가시가 숭숭 돋아 있었습니다.
난 상처받아 아무 말도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글쎄, 그녀는 갑자기 눈을 반짝거리며
전자 마트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보니까 전시되어 있는 텔레비전 속에
그녀의 이상형~ 소지섭이 광고 속을 거닐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 날로 바로 헬스클럽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은 식사량도 줄이고,
회식 가서도 요령껏 술잔을 피해 다니고 있어요.
지금도 운동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
저지방 우유와 바나나를 사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아주머니는 김치 거리를 사고 계시네요..
배추...무...양파...
그녀는 내게 있어 저 양파 같은 존재인데,
알면 알수록 새로운 존재... 사랑스런 존재....
근데 그녀는 안 그런가봅니다.
사실 지금 시원한 음료수 하나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요.
하지만 참을 겁니다.
그녀가 나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으니까요.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이지만,
상대방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도 사랑이라고....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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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우니깐 도전해봐야죠..ㅎㅎ 쉬우면 재미없잖아요 ^^ 저두 그래서 아침엔 수영 저녁엔 헬스하고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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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참 어렵습니다...
한사람을 변화시킨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