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시작이라는 초복인데, 갈매기 때문에
시원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원래 초복,중복,말복의 삼복이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보통 '삼복 더위'라고 이야기하죠.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하였답니다. 예나 지금이나 벼슬아치가 좋긴 하네요........




●그러면 무더운 복날 몸보신할 수 있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 음식으로 보신탕과 삼계탕이
있는데요, 단연 이열치열이 으뜸입니다.

삼계탕과 보신탕은 단순히 음식이 뜨겁다는 것 외에도 음식의 재료인
개고기와 닭고기가 성질이 뜨겁기 때문에, 땀을 흘리고 먹는다는 의미보다는
속을 뜨겁게 데워준다는 의미가 있답니다.


한방에서는 사람의 몸도 사계절의 변화와 같은 변화를 겪는다고 보았는데요.
여름에는 나무나 풀이 울창하게 피어나는 것처럼 몸의 양기가 모두 몸의
표면으로 나오고 속은 찬 기운만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다가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니까 속은 점점 더 차가워지게
됩니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설사도 잦아지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몸의 기운도 점점 떨어지게 되는데요. 거꾸로 더위에 이기는
저항력은 점점 약해져서 몸의 표면은 점점 더워집니다.

이럴 때에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어 더위와 싸울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랍니다. 더위를 피하기보다는 맞붙어 싸운다고나 할까요?




●더위를 이기는 초복 음식

◎개장국
역시 복날을 이기는 최고의 음식으로는 개장국을 칩니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줍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짜며
오장을 안정시키고 몸의 허약한 것을 보충하고 혈맥을 튼튼하게 하며
장과 위장, 골수를 채우는 작용이 있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돋구고 기력을 길러준다고 했습니다.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농가월령가나 동국세시기 등에도
기록으로도 많이 나타나는데, 황구(누렁이 똥개)를 제일로 쳤답니다.


◎삼계탕
삼계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황기, 찹쌀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서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오장을 안정시키고 몸을 따뜻이 하는 작용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열이 많은 인삼까지 한 뿌리 넣어서 달여 먹는 이유는
열을 돋구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조상님들의 지혜랍니다.


그리고 삼계탕에 흔히 들어가는 황기는 한방에서는 인삼에 버금가는
보약재로 손꼽히는데 설사뿐 아니라 지한작용, 결핵, 당뇨로 인해 식은땀이
날 때도 좋은 약재랍니다. 그러므로 여름에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꼭 삼계탕에 황기를 넣어 드시거나 황기죽을 쑤면 좋답니다.

가을에 금산 장수 등에서 수삼을 주문하는데, 황기도 주문하면 같이 오던데용...


◎팥죽
팥죽하면 동지를 생각하는데요. 예전에는
삼복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였답니다. 팥죽의 붉은 기운이,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장수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이라고 합니다.

팥은 예부터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기병 예방에 좋고 강력한 이뇨작용으로
붓기 제거에 효과가 있답니다. 또 독을 풀고 장을 깨끗이 하며 변비, 피로회복에도
좋구요. 또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으며,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팥을 삶아 먹으면 젓이 잘 나온다고 합니다.
다이어트에도 좋대요...


게다가게다가 팥은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어,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에 아주 좋답니다.
특히 몸이 더운 사람은 팥빙수나 팥종류의 아이스케키가 아주 좋답니다.
더구나 팥죽은 팥에 따뜻한 성질의 찹쌀을 섞어 음양의 조화를 이룬
조상의 슬기가 돋보이는 음식이랍니다.


◎장어 구이
일본인들은 복날에 우리가 삼계탕 즐겨 먹듯이
장어를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요.

장어의 효능을 극찬하는 배경에는 장어의 역동적인 일생 자체가 기여하는
듯하다고 합니다. 즉 민물에서 성장한 장어는 산란기가 되면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채 산골짜기 계곡에서 깊은 바다까지 단숨에 헤엄쳐 간다는 데,
이런 역동성 때문에도 장어를 일러 스태미나식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는지 의문입니다.

때문에 바닷장어보단 민물 장어를 한 수 위로 치지요.

실제로 장어는 동급 쇠고기에 비해 거의 200배가 넘는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서에서도 장어는 동맥경화 예방, 빈혈과 골다공증, 노화 예방,
정력 증강, 피부 미용, 허약 체질 개선, 병후 회복 등에 널리 쓰인다고 나와 있답니다.

근데 솔직히 장어 좀 느끼해요........


◎추어탕
이것은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건데요.
원래 추어탕이란 미꾸라지에 살이 오르는 가을에 제격이거든요.
하지만 여름에 먹어도 손색이 없죠...

미꾸라지는 옛날부터 우리 몸에 원기를 불어넣는 식품으로 추천돼 왔는데요.

비타민 A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튼튼하게 보호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줍니다. 또 지방 함량이 적어 칼로리가 낮은 데다 함유 지방이
고급 불포화지방산이어서 고혈압, 동맥경화, 비만 환자에게 좋고 소화가 잘 돼
위장 질환자에게도 좋답니다.

게다가 뼈까지 먹는 추어탕은 칼슘이 부족하기 쉬운 식생활에서 중요한
무기질 공급원입니다. 특히 미끈미끈한 미꾸라지의 점액물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콘드로이틴 성분은 글루코사민과 함께 연골세포 파괴 효소를 억제하고,
관절 주변의 섬유질 등을 활성화하는 효능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미꾸라지를 갈아서 걸쭉하게 된장과 우거지를 풀은 남도식
추어탕보다는, 칼칼한 육개장식으로 매콤하게 양지와 곱창,내장, 유부를 넣고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서울식 추탕이 훨 더 맛나답니다.


서울식 추탕을 본격적으로 내는 집은 서울에서 3-4곳에 불과합니다.
종로의 용금옥, 구기동으로 옮긴 형제추탕, 제 단골집인
왕십리 대중옥 등 몇 군데 안 됩니다.....이 서울식 추탕에 맛을
들이면 남도식 추어탕은 멀리하게 되지용......


참고로 남도식은 추어탕,서울식은 추탕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갈아내는 남도식 추어탕은 허접한 미꾸라지를
쓰지만, 통째로 넣는 서울식 추탕은 재래종의 작고 질 좋은 미꾸라지를
쓴다고 하네요.....통째로 눈에 보이므로....



●다만 같이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어도 더위에 이길 수 있는 저항력이
생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더더욱 더위를 느끼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런 분들은 원래부터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을 가진 분들이랍니다.

장어도 마찬가지인데요. 장어는 내부에 강한 양기를 갖고 있는 고단백 식품이라
소음인이나 태음인에게는 이롭지만, 소양인이나 태양인에게는 해로운
식품이라고 합니다.



●안 그래도 열이 많은 소양인은 여름이 되어도 속이 그렇게 차갑지 않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보신탕이나 삼계탕, 장어 같은 열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몸의 표면도
덥고 속도 뜨거운니까 더위를 이길 수가 없지요.

체질검사상 소양인으로 판정이 되신 분들은 복날 보신탕이나 삼계탕
장어를 먹는 것보다는 참외나 수박을 시원하게 해서 드시는 것이나
시원한 냉면이나 냉메밀 국수,팥빙수 등을 드시는 것이 여름을 이기는 힘을
얻는 방법이 된다고 합니다.




●몸이 허하기 쉬운 여름날, 우리 다함께
이열치열로 찌는 듯한 무더위를 다함께......무찔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