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5월은 유난히 연휴가 많다.
5월2일 하루 휴가를 낸다면 근로자의 날(노동절)부터 어린이날까지 4박5일의 연휴인데다,

그 다음주에는 부처님오신날이 포함된 3일 휴가가 이어진다. 황금연휴를 맞아 봄 나들이 삼아 해외로 나가는 항공편은 이미 매진된 지 오래다. 그러나 해외여행시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이 있다.

동남아 등 위생상태가 나쁜 지역을 방문하는 해외여행객에게서 전염병 감염이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후진국형 전염병인 말라리아, 장티푸스, 볼거리 등이 느는 추세로 보고되고 있어 예방접종 등 사전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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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해야 할 전염병 = 말라리아는 매년 전세계 102개국에서 3억~5억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해 이중 100만~200만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각종 합병증을 일으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초기 증상은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이 발생한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여행 중이거나 귀국 후 2개월 이내에 고열이 나면 일단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지역, 기간, 일정 등을 검토한 후 여행 전에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매개모기를 피하기 위해 야간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피부를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뎅기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모기가 물어서 전파하는 뎅기열이 있다. 이 질환은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 발생하며 고열, 심한 근육통, 두통과 피부 발진 등이 발생한다.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예방약이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살모넬라 균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인 장티푸스에 걸리면 고열, 심한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동남아 전지역,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지역에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지역을 방문할 때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또 콜레라균에 의한 콜레라에 걸리면 구토증세나 복통이 생기기도 하며 소아의 경우 발열과 함께 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다. 치료는 빠른 시간 내에 탈수를 수액으로 교정하고 전해질을 보충해주어야 하며 항생제로 치료해야 한다. 이밖에 황열, 여행자 설사, A형간염 등이 전염병으로 흔히 나타나고 있으므로 연휴를 지내기 전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예방이 최선 = 이들 전염병은 사전에 대비를 한다면 90% 이상 막을 수 있다. 여행을 떠날 때에는 여행지역에 어떤 질병들이 유행하고 있는지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필요하며 여행전문가에게 자문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같은 경우에는 여행 1주일 전부터 약을 복용해야 하고, 여행자 설사는 물을 가려먹고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황열은 예방주사 한번으로 10년간 예방할 수 있으며, 공항 검역소에서 쉽게 접종할 수 있다.
또 손을 잘 씻고 비위생적인 음식을 삼가야 A형간염과 장티푸스를 피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맨발로 다니지 말고 강, 호수 등에서 수영이나 목욕을 할 경우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지에서 감염된 바이러스나 세균 그리고 기생충 질환은 귀국 후 6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은 귀국 후 6개월이 지나서 발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외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어떤 증상이 생겼다면 지난 1년 간의 해외여행에 대해 빠짐없이 의사에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국내 의사들은 해외의 감염성 질병에 대해 충분한 경험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환자가 자신의 해외여행에 대한 정보를 의사에게 알려준다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출처: 문화일보

＜도움말 주신분들=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미숙 경희의료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