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집에 쌀이 떨어지고 20만원하는 월세도 못내 파지와 고철이라도 주워 집사람과 자식들 생계비에 보태 주려 했는데….” 29일 오후 1시께 안성경찰서 구내 식당에서 허드름한 복장의 K씨(41)가 연방 눈물을 닦아내는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라면 한그릇을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이어 이들 부부는 강력2팀으로가 형사 앞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고 있는 A씨(57)에게 “무조건 잘못했습니다”라며 연방 용서를 빌었다.

사건은 지난 28일 밤 10시30분께.

지난해 11월 가정 생계로 인해 부인과 이혼한 K씨가 가족들에게 보내줄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 현장내에 있던 파지를 줍던 중 파이프 연결고리와 핀 등 모두 70개(시가 7만원)의 공사 자재를 훔쳤다.

당시 설 전후 절도사범 예방순찰중이던 안성경찰서 배철규 팀장은 공사현장에서 파지외에 포대 자루에 담겨진 공사자재를 싣고있는 K씨를 발견하고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조사를 통해 K씨의 딱한 사정을 알아차린 배 팀장은 피해자 A씨를 불러 K씨의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A씨로 부터 합의를 받아내 K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10년전부터 노점 과일장사를 했으나 대형유통점들로 그마저도 장사가 안돼 지난해부터 파지 줍기에 나섰다가 생계가 문제가 돼 부인과 이혼했다”는 K씨는 매일 파지를 주워 판 돈 3만원중 차량 기름값 1만원을 뺀 나머지를 이혼한 부인과 자식들에게 생활비로 보태주고 자신은 라면으로 매일 두끼 식사하면서 차량에서 잠자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부인도 식당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 왔으나 최근 업주가 급료를 제대로 주지 않아 직장을 잃었다.

K씨는 “자식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는 아빠가 되기 위해 막노동이라도 하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 A씨는 “나라 경제가 결국 서민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사회에서 열심히 일할 기회를 주고자 심성이 착한 K씨를 용서했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K씨가 현재 집도 없이 차량에서 기거하는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며 “악의를 갖고 한 행위가 아니라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저지른 범죄인 만큼 일단 검찰에 불구속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안성=경기일보 박석원기자sw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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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서민들이 살기 좋아지는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