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무한도전 클레이애니메이션 ‘빅재미’ 숨은 주역은?
- [서경] 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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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뉴스]
지난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오프닝에 5분여간 방송된 3편의 클레이애니메이션은 현재까지 회자될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빅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어쩌면 저렇게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대체 누가 만든거지? 누구나 한번쯤 이와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최근 '무한도전'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한도전'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김준문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12월 31일 공개한 것. 이 때문에 '무한도전' 팬들은 연초부터 환호를 지르고 있다.
모두들 놀라지 마시라! '무한도전'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제작, 연출, 촬영, 편집 모두 김준문 애니메이터가 도맡아 했다. 시나리오는 '무한도전' 팬들이 만든 만화를 바탕으로 '무한도전' 작가들이 구성했으며 뼈대와 캐릭터의 의상작업은 외주에 맡겼다고 한다.
제작과정에는 캐릭터의 뼈대부터 캐릭터의 움직임에 변화는 주는 모습, '무한도전' 멤버들이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는 모습 등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볼거리가 풍성히 담겨 있다. 특히 캐릭터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김준문 애니메이터의 섬세함과 노력에 네티즌들은 탄성을 질렀다.
네티즌들은 "정말 만들어지는 과정도 무한도전이네요", "완성본도 재미있지만, 제작과정도 흥미진진한데요", "무한도전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라며 김준문 애니메이터에게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김준문 애니메이터는 "너무 기분이 좋네요. 이런 관심도 다 무한도전 멤버들 덕분이겠죠? 김태호 PD와 무한도전팀에 감사합니다"라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무한도전' 못지않게 큰 관심을 받는 김준문 애니메이터. 도깨비뉴스는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김준문 애니메이터는 '무한도전'만큼 재미있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 김준문 애니메이터님,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상밖에도 가구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2001년 졸업 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지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고, 마지막으로 H회사에서 '아라리쇼' 제작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는 개인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를 꼽자면 누구인가요? 노홍철씨가 제일 손이 많이 간 작업이라고 예상되는데요.
하하 캐릭터와 정형돈 캐릭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노홍철 캐릭터가 손이 많이 가기는 했지만, 제작하기는 수월했습니다. 노홍철씨는 눈, 코, 입… 얼굴의 개성이 뚜렷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특징 있잖아요.
하지만 하하씨나 정형돈씨는 얼굴 또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특징이 크게 없습니다. 하하씨나 정형돈씨만의 동작도 없고요. 그래서 얼굴 표현에 집중해야 했죠. 잘못하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제작영상을 살펴보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빙하는 모습도 보여졌는데요.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과정이 궁금합니다.
국내에서는 클레이 에니메이션의 촬영이 끝난후 영상을 보고 녹음작업을 합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녹음작업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맴버들의 대사와 입모양을 정확하게 맞춰 애니메이션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시나리오-녹음-캐릭터제작 및 촬영-편집'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제작과정 중에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들었나요?
완성된 캐릭터의 이미지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입니다. 클레이로 만든 캐릭터가 맴버들을 닮지 않으면 가치가 없게 되죠. 누군가 "저건 누구지?", "징그러워!"라고 얘기한다면, 제작과정과 의도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죠.
표정을 바꾸거나 대사하는 모습을 만들때 집중하지 않으면 자칫 인상이 바뀔 수 있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 멤버들의 특징을 잡아 스케치하고 제작하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모두들 아시겠지만 무한도전 맴버들은 각각 개성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징을 과장시켜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캐리커쳐 과정을 거친 후 거부감 없이 친근감 있게 보이게 해야 했습니다. 모두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 뼈대는 어느 분의 손길이 닿아서 만들어진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김우찬씨가 뼈대작업을 해주셨습니다. 국내 작업보다는 해외 작업을 주로 하시는 분인데요. 주요작업으로 팀버튼 감독의 영화 '유령신부'에서 뼈대 작업에 참여한 바 있어요. 해외에서는 유명한 분이시죠.
- 엉뚱한 질문일지 모르겠는데요. 근데 왜 손가락이 4개인가요?
해외에서도 캐릭터 애니메이션인 경우 4개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5개로 할 경우 손가락의 굵기가 얇아지고 복잡해보이기 때문에 귀엽게 보이지 않습니다. 4개로 줄이면 통통하고 귀엽게 표현할 수 있죠.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비율을 가진 애니메이션 캐릭터 경우는 4개로 하면 이상하겠죠.
- 자칫 무한도전의 제작비보다 클레이애니메이션 제작비가 더 많이 들었을 거 같아요. 혹시 MBC무한도전측과 제작비 문제로 마찰(?)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물론 제작비에 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겐 좋은 기회였기에 제작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개성있는 무한도전 맴버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싶었거든요. 주어진 애니메이션 분량도 5분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기에 시간도 늘어나게 되었죠.
- 무한도전 클레이 캐릭터가 만들어진지 오래되었지만, 캐릭터를 본 무한도전 멤버들의 소감은 어땠나요?
다만 제가 듣기로는 무척 재미있어하고 좋아했다고 합니다. 아! 하하 어머니는 실사 이미지에 가깝게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는데, 무한도전팀에서 닮았다고 즐거워 해주셨어요.
- 클레이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고 꿈을 키우고 있는 네티즌들을 위해 조언 좀 해주세요.
어떤 일이든 열정만 가지고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죠? 본인이 학생이라면 드로잉, 모델링은 기본이며 필수입니다. 기본실력을 다진 후 미적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에는 어떠한 애니메이션을 하든 상관 없습니다. 기본기술과 감각을 키우세요.
- 무한도전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주는 네티즌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김태호 PD와 무한도전팀에게도 감사합니다. 무한도전보다 발전 된 애니메이션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깨비뉴스 김시은 기자 showtime@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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