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큰손’ 들…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80대 할머니, 삯바느질로 모은 30억원 토지기증)

▼‘삯바느질 50년’ 30억 선뜻▼

이순희 할머니 의정부 땅 동국대에 기부

80대 할머니가 “인재 육성에 써 달라”며 평생 삯바느질을 해서 모은 30억 원 상당의 토지를 대학에 기증했다.
동국대는 이순희(81) 씨가 10일 여동생 부부를 통해 경기 의정부시 소재 토지 2669m²(시가 30억 원 상당)를 학교에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는 남편이 6·25전쟁 중 납북되고 하나뿐인 아들마저 피란길에 병으로 잃은 뒤 50여 년 동안 혼자서 살아 왔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번에 기증한 땅은 할머니께서 50여 년 동안 삯바느질을 하며 틈틈이 모은 평생의 재산”이라며 “본인이 독실한 불교 신자라서 동국대에 땅을 기증하기로 결심하셨다”고 말했다.

현재 노환으로 인해 병상에서 투병 중인 이 씨는 평생 모은 재산을 마지막으로 의미 있게 쓰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이 씨는 여동생 부부를 통해 오영교 동국대 총장에게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주어 장차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학생들을 키워 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오 총장은 “평생을 힘들게 지내며 모은 재산을 받은 만큼 정말 좋은 일에 쓰겠다”고 답했다.
동국대 곽노성 사업개발본부장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이 씨의 법명을 딴 ‘백련심 장학금’을 신설하겠다”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학업 성적을 내고 있는 인재들을 선발해 이번 2학기부터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 본부장은 또 “교내 건물 중 한 곳을 골라 이순희 할머니의 존함으로 명명하여 할머니의 뜻을 기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