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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직서 입니다.

아래의 글은 삼성그룹 계열 삼성물산에 다니던 한 신입사원이
"회사가 냄비 속 개구리가 되고 있다"는 쓴소리를 담은 사직서가 그룹내 사내 게시판 '싱글'에 올려진 뒤
여러 기업에서  잔잔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CFO께서는 이 글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내라고 했다는...;;;

글의 내용이 우리 나라 회사생활의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우리 후배님들이 읽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참고로 졸업하고 첨 들어온거 같네요..ㅎㅎ

그리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졸업하면 학교가 참 그립답니다.ㅎㅎ

그럼 이만 각설하고 사직서 잘 읽으세요.


다음은 사직서 전문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상사라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문화는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와 혁신이 넘치고 수평적이어야 하며,
제도는 실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냉정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뒤쳐질까 나태해질까 두려워 미친 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술은 무슨 술인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더라도,
도대체 이렇게 해도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 회사가 돈을 벌고 유지가 되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회사를 통해서 겨우 이해하게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니부어의 집단 윤리 수준은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도 이해하게 되었고,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이 얼마나 위대한 이론인지도 깨닫게 되었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코웃음 치던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을
정말 뼈저리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는, 냄비속 개구리의 비유입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넣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일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대단한 변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문화를 이루고,
문화가 사람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모두가 알고 있으니
변혁의 움직임이 있으려니,
어디에선가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문화 웨이브라는 문화 혁신 운동을 펼친다면서,
청바지 운동화 금지인 '노타이 데이'를 '캐쥬얼 데이'로 포장하고,
인사팀 자신이 정한 인사 규정상의 업무 시간이 뻔히 있을진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원과의 협의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그런,
신문화 데이같은 활동에 저는 좌절합니다.

변혁의 가장 위험한 적은 변화입니다.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
마치 100을 다하는 척 하는 것은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인사팀이 큰일을 저질렀구나
이거 사람들에게서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에,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가야할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도 고민도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개념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
상사인이 되고 싶어 들어왔는데
회사원이 되어갑니다.

저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는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봅니다.
종업원들의 열정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서현역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얼음판에 꾹꾹 눌러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주문할때부터 죽을 상입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힘들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냥 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내가 돈내고 사는것인데도
오히려 손님에게 이런건 왜 시켰냐는 눈치입니다.
정말 오래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도,
미안한 기분도 없고 먹고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일본에 여행갔을때에 베스킨라빈스는 아닌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서
똑같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꾹꾹 누르다가 힘들 타이밍이 되면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모든 종업원이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미는 손도구로 얼음판을 치면서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린 손님들은 앞에 나와서 신이나 따라하기도 합니다.
왠지 즐겁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아이템입니다.
같은 조직이고, 같은 상황이고, 같은 시장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고 변해가고,
그냥 그렇게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제가 두렵습니다.
회사가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된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를 기다리기에 시장은 너무나 냉정하지 않습니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일에 반복되어져서는 안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조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직이 가진 모든 문제들을 고쳐보고자 최선의 최선을 다 한 이후에
정말 어쩔 수 없을때에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저의 이러한 생각을 들으시면
회사내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조직을 가던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제가 명확하게,
저를 위해서나 회사에 대해서나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웃으면서 동참할 생각도 없고
그때그때 핑계대며 빠져나갈 요령도 없습니다.

남아서 네가 한 번 바꾸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입니다.

제가 이런다고 달라질것 하나 있겠냐만은
제발 저를 붙잡고 도와주시겠다는 마음들을 모으셔서
제발
저의 동기들이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입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이 지난후에
저의 동기들이 저에게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되었을텐데.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5월 2일

출처 : http://ucc.daum.net/du/floating/floating.do?articleId=430181&nil_profile=p&nil_ucctx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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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니...한번 돌어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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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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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검은티지 2007.06.08. 21:35
아..저도 봤는데 대단한 용기를 가진 분인 것 같다는^^
[서경]정장입은 푸우 2007.06.08. 21:45
대단하군요..
지금은 더 좋은곳에서 본인의 vision을 펼치며, 일하고 있겠죠..
전, 그래도 정년퇴직까진 안정적이고, 비교적 스트레스 덜 받는, 교직원이라서..
감사드리네요~
[충]바람공자 2007.06.08. 22:08
갑자기 내자신이 슬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ㅠ.ㅠ 그리도 갑자기 탈출할 궁멍을 찾는 나의 습성 "저사람은 분명 먹여살릴 식구가 딸린 자식이 와이프가 없을꺼야 암! 있다면 꾹참고 월급받았을꺼야" ㅠ.ㅠ 청춘이 부럽다는 생각밖엔 안드네요 슬프다~
[경]연비대왕ξ붕붕ξ 2007.06.08. 23:20
상사인이 되고 싶었는데 회사인이 되고있다?
참 많이 와 닿네요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워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이근수(갈전) 2007.06.09. 00:24
우리 회사 전직원이 볼 수 있는 곳에 한번 게시하고 싶네요.
참 멋진 친구입니다.
[전]GloomySunday 2007.06.09. 00:43
한사람의 힘으로 바꾸기 힘든 현실이네요.
여러사람이 같이 보아야 할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서경]No.13 2007.06.09. 00:45
저도 지금 냄비 속에서 체온 조절중 입니다.... 쿨룩~
[서경]희원이아빠 2007.06.09. 07:17
생각은 트였으나 그 친구를 받아줄 세상은 아직 .....
아무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서경]Lr두 2007.06.09. 08:37
음 대단 하죠 남들이 못하는것을 홀로 저렇게 한다면 말이죠~~~

그러나 세상 살아가기에는 부적격인듯 하네여 어 찌 사람이 일만 하고 살며 미래만을 주시하면서 삽니까. 그것도 적당히 해야지

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도 중요하다라고 전 항상 생각하기 때문에 저 분은 다른곳을 가도 또 똑같은 사직서를 제출할꺼라 봅니다.

에고 그러나 저 용기와 생각자체는 참 멋있어 보이네여
강인원 2007.06.09. 08:42
어쩐지 제 인생을 보는 듯하군요~~
바다™ 2007.06.09. 09:36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이유는?;;;;
(서경) 늑대2 2007.06.09. 09:39
저 글로 인해 취업하는데 지장이 없길을..........
아마 외국기업에 취업하면 될것 같ㅅ네요...
[서경]띠엉이 2007.06.09. 16:37
흠... 윗글을 펌하 하려는건 아니구요. 저분 써주신 문제들은 삼성이나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닌것 같구요.

우리 모두가 사회 전반에 걸쳐 느끼고 있는 문제인 듯 하네요. 일단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마음이 기성 사회의

수동적이고 오래된 관습에 절어있는 모습에 실망과 좌절을 느끼신것 같아 안쓰럽네요. 하지만 한 5~6년 일하다보면

좋은 직장에서 편안하게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고 가족들을 보살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는것은 모두가 같을 겁니다.

사회 초년생이라 하셨는데, 이제 1년 해보시구 벌써 너무많은 판단을 해버리신건 아닌지...

말미에 동기들 모두 훌륭한 인재들이라 하셨는데, 윗 분들도 모두 그런 인재들이셨을 테고, 꼭 그런 대기업에서

종사하시는 분이 아니라도, 사회 곳곳에 훌륭한 인재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걸 아실런지...
[서경]서울!푸하하하! 2007.06.09. 23:45
대단하쉽니다^^
profile image
[서경]joonipapa 2007.06.11. 10:37
멋진글이네요...
하지만 제생각엔 사회에 적응을 못한 것 같네요.
단지 가장으로서, 식솔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일하시는 분들도 허다한 세상에....

아무튼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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