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으로‘위대한 상식’전파하는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순백의 티지와 늦바람난 즐거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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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리더는… 맡겼으면 믿고, 시작하면 끝장본다
“문인지과실(聞人之過失)이어든 여문부모지명(如聞父母之名)하여 이가득문(耳可得聞)이언정 구불가언야(口不可言也)니라.”(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는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29일 서울 홍대앞 우리소리극장이 한문 독성 소리로 가득하다.
눈을 감은 채 몸을 좌우로 흔들며 성심을 다해 문장을 읊는 ‘학동’들. 기업 CEO, 교사, 주부, 대학원생 등 대부분 성인들이다.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명심보감’과 ‘장자’를 주제로 지난 3월부터 월 1회 진행하는 ‘장락서원’ 공부 모임. 단순한 고전 강독이 아니다. 리더십과 삶의 지혜로운 처세를 습득하는 것이 목적. “고려 충렬왕 시절의 명신 추적(秋適)이 중국 고전에서 보배로운 말과 글만 가려 뽑은 명심보감엔 가족경영, 기업경영 등 오늘이나 매한가지의 고민을 하면서 살았던 당대 사람들의 처세법으로 가득하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부부는 멀어져 있고 형제간 의리는 상해 있고 동료는 경쟁의 대상일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망가져 가는 요즘, 고전이 주는 위대한 상식을 새롭게 곱씹어보자는 뜻이지요.” 박 교수는 “명심보감을 비 내리거나 울적할 때 반드시 소리를 내어 읊어보라”고 권한다. “눈으로만 보는 공부는 깊이가 없습니다. 가슴으로 읽어야 그 뜻이 삶의 방식으로 체득되지요.” 명심보감에 담긴 가르침들 중 박 교수가 “이것만은 꼭!”이라며 강조한 세상살이, 집안살이에 필요한 구절을 소개한다.
◆마음에 불을 더하지 말라…‘중용’이면 만사형통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중용(中庸).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 중(中)이요,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용(庸)”이라는 박 교수는, “평균대 위의 체조선수가 균형을 잡기 위해 쉴새없이 고민하며 순간순간 판단하듯 중용은 역동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상황과 때에 적중하는 중용,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의지와 지혜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죠.” 균형과 중용을 위협하는 요소가 스트레스와 집착, 분노와 경쟁심이다.
“분노가 심할수록, 생각이 많을수록 기운과 정신이 손상됩니다. 현자들은 충고하죠. 내가 갖고 있는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라고, 다만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이려니 하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완성을…‘끝장 정신’이 선비정신
셀프 리더십의 핵심이랄 수 있는 중용의 5가지 실천법도 몸에 익히자.
▲첫째가 박학(博學). 내 전공만 운운하는 사람에게서 혁신적 발상이 나올 수 없다.
▲둘째가 심문(審問)이다. 구석구석 깊게 물어야 완전하고 좋은 대답을 얻는다.
▲셋째는 신사(愼思). 한번 생각할 것을 몇 번이고 생각하는 습관이 성공을 부른다.
▲넷째가 명변(明辯). 판단이 불확실하면 일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
▲마지막이 독행(篤行). “다른 사람이 한 번에 그 일을 해내면 나는 백 번이라도 해낼 것이며 다른 사람이 열 번을 해 그 일을 하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낸다는 기천(己千) 정신이 있어야죠. ‘군자의 학문은 안 하면 안 했지 한번 하면 반드시 완성을 본다(君子之學 不爲則己 爲則必要其成)’는 끝장 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맡겼으면 믿어라, 지나치게 따지면 리더가 못된다
명심보감은 직장 동료의 중요성도 설파한다. ‘먼 데 있는 물은 내 옆에서 일어난 불을 당장 꺼주지 못한다’는 글귀처럼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
박 교수가 강조하는 것
▲첫째 지침이 ‘맡겼으면 믿어라’다. 의심 나는 사람은 처음부터 쓰지 말되, 일을 함께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것.
▲둘째, 너무 따지지 말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친구가 없다.
▲셋째, 평소 은혜와 의리를 넓게 베풀어라. 살면서 어느 곳에서든 다시 만나지 않으랴.
▲넷째,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당연한 일인데도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 별로 없다.
▲다섯째, 선입관을 버려라. 모두가 증오하는 사람도 반드시 내가 직접 살펴 판단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도 직접 살펴 결정하라.
박 교수는 말한다. “도둑 명가에도 가풍이 있답니다. 누구보다 먼저 담을 넘는 용맹과 책임감, 다 훔치고 나서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의리, 수익을 공평히 나누는 인자함 등. 여러분 집안의 가풍은 무엇인지요?”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7.05.30 00:21 / 수정 : 2007.05.30 07:16
“문인지과실(聞人之過失)이어든 여문부모지명(如聞父母之名)하여 이가득문(耳可得聞)이언정 구불가언야(口不可言也)니라.”(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는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29일 서울 홍대앞 우리소리극장이 한문 독성 소리로 가득하다.
눈을 감은 채 몸을 좌우로 흔들며 성심을 다해 문장을 읊는 ‘학동’들. 기업 CEO, 교사, 주부, 대학원생 등 대부분 성인들이다.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명심보감’과 ‘장자’를 주제로 지난 3월부터 월 1회 진행하는 ‘장락서원’ 공부 모임. 단순한 고전 강독이 아니다. 리더십과 삶의 지혜로운 처세를 습득하는 것이 목적. “고려 충렬왕 시절의 명신 추적(秋適)이 중국 고전에서 보배로운 말과 글만 가려 뽑은 명심보감엔 가족경영, 기업경영 등 오늘이나 매한가지의 고민을 하면서 살았던 당대 사람들의 처세법으로 가득하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부부는 멀어져 있고 형제간 의리는 상해 있고 동료는 경쟁의 대상일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망가져 가는 요즘, 고전이 주는 위대한 상식을 새롭게 곱씹어보자는 뜻이지요.” 박 교수는 “명심보감을 비 내리거나 울적할 때 반드시 소리를 내어 읊어보라”고 권한다. “눈으로만 보는 공부는 깊이가 없습니다. 가슴으로 읽어야 그 뜻이 삶의 방식으로 체득되지요.” 명심보감에 담긴 가르침들 중 박 교수가 “이것만은 꼭!”이라며 강조한 세상살이, 집안살이에 필요한 구절을 소개한다.
◆마음에 불을 더하지 말라…‘중용’이면 만사형통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중용(中庸).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 중(中)이요,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용(庸)”이라는 박 교수는, “평균대 위의 체조선수가 균형을 잡기 위해 쉴새없이 고민하며 순간순간 판단하듯 중용은 역동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상황과 때에 적중하는 중용,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의지와 지혜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죠.” 균형과 중용을 위협하는 요소가 스트레스와 집착, 분노와 경쟁심이다.
“분노가 심할수록, 생각이 많을수록 기운과 정신이 손상됩니다. 현자들은 충고하죠. 내가 갖고 있는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라고, 다만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이려니 하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완성을…‘끝장 정신’이 선비정신
셀프 리더십의 핵심이랄 수 있는 중용의 5가지 실천법도 몸에 익히자.
▲첫째가 박학(博學). 내 전공만 운운하는 사람에게서 혁신적 발상이 나올 수 없다.
▲둘째가 심문(審問)이다. 구석구석 깊게 물어야 완전하고 좋은 대답을 얻는다.
▲셋째는 신사(愼思). 한번 생각할 것을 몇 번이고 생각하는 습관이 성공을 부른다.
▲넷째가 명변(明辯). 판단이 불확실하면 일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
▲마지막이 독행(篤行). “다른 사람이 한 번에 그 일을 해내면 나는 백 번이라도 해낼 것이며 다른 사람이 열 번을 해 그 일을 하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낸다는 기천(己千) 정신이 있어야죠. ‘군자의 학문은 안 하면 안 했지 한번 하면 반드시 완성을 본다(君子之學 不爲則己 爲則必要其成)’는 끝장 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맡겼으면 믿어라, 지나치게 따지면 리더가 못된다
명심보감은 직장 동료의 중요성도 설파한다. ‘먼 데 있는 물은 내 옆에서 일어난 불을 당장 꺼주지 못한다’는 글귀처럼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
박 교수가 강조하는 것
▲첫째 지침이 ‘맡겼으면 믿어라’다. 의심 나는 사람은 처음부터 쓰지 말되, 일을 함께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것.
▲둘째, 너무 따지지 말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친구가 없다.
▲셋째, 평소 은혜와 의리를 넓게 베풀어라. 살면서 어느 곳에서든 다시 만나지 않으랴.
▲넷째,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당연한 일인데도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 별로 없다.
▲다섯째, 선입관을 버려라. 모두가 증오하는 사람도 반드시 내가 직접 살펴 판단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도 직접 살펴 결정하라.
박 교수는 말한다. “도둑 명가에도 가풍이 있답니다. 누구보다 먼저 담을 넘는 용맹과 책임감, 다 훔치고 나서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의리, 수익을 공평히 나누는 인자함 등. 여러분 집안의 가풍은 무엇인지요?”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7.05.30 00:21 / 수정 : 2007.05.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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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고독과의 싸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중용에서 용이 평상심을 가르키는 단어인지는 오늘 배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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