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4개짜리' PC 나온다  



[매일경제   2006-11-07 17:01:00]


사람으로 치면 뇌가 4개 달린 PC 시대가 임박했다.
인텔은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서울 IDF(Intel Developer Forum, 인텔 개발자 회의) 2006' 행사를 열어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를 처음 선보였다.

인텔의 차세대 CPU는 다름아닌 쿼드코어 CPU로, 인텔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쿼드코어 CPU는 코어가 4개 장착된 CPU다. 코어란 CPU의 핵심 기억소자다.

CPU가 사람의 머리라면 코어는 뇌에 해당한다. CPU는 코어 장치를 토대로 PC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실행하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쿼드코어 CPU를 장착한 PC는 머리 하나에 뇌가 4개나 들어 있는 것과 같으므로 PC 회전(데이터 처리)속도가 아주 빠르고 동시에 여러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IDF 행사차 한국을 찾은 인텔 본사의 로버트 크룩 부사장은 이날 "PC로 대용량 게임과 음악을 즐기면서 바이러스 체크 프로그램을 실행해도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로 기능이 개선됐다"며 "PC 반응속도가 매우 즉각적인 만큼 게임과 동영상, 음악, 이미지 파일을 이용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복잡한 파일을 열 때 버퍼링 또는 필터링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크룩 부사장은 "코어가 여러 개 있으면 열효율도 매우 높다"며 "발열량과 전력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PC가 여러 대 놓인 사무실은 다른 곳과 비교해 온도가 높다. PC가 작동하면서 뿜어내는 열 때문이다. 코어(뇌) 하나로 PC를 작동시키던 종전의 싱글코어 PC는 더욱 그랬다. 뇌 하나로 여러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다 보면 뇌에 과부하가 걸려 열이 나기 마련이다.

쿼드코어 CPU를 장착한 PC는 코어가 4개나 들어가 있는 만큼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전력소비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기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인텔은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PC 트렌드를 변화시켜 왔다.

과거 386ㆍ486시대에서 펜티엄시대를 열었던 인텔은 2년 전 코어가 두 개 들어간 듀얼코어 CPU를 처음 선보이며 펜티엄시대를 끝내고 멀티코어 CPU시대를 열었다. 기존 펜티엄급까진 코어가 1개인 싱글코어 CPU가 주류였다.

듀얼코어 CPU를 선보인 지 2년 만에 한층 진보된 쿼드코어 CPU를 개발함에 따라 2년마다 기술이 진화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됐다.

크룩 부사장은 "올해 11월 쿼드코어 CPU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라며 "출시와 동시에 일반 소비자들은 쿼드코어 CPU가 장착된 PC를 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쿼드코어는 일단 프로게이머들이나 전문 PC 사용자들, 즉 하이엔드(최고급 사양) 이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크룩 부사장은 "현재는 듀얼코어가 일반 소비자 PC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상태지만 2008년과 2009년 초부터 쿼드코어가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