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un세상)현대차, BMW·벤츠는 비교도 안돼?
- 렉서스, 혼다 비교시승 대상으로 선정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당신이 생각하는 수입차가 있다면 한 번쯤 타보고 오십시오." "세계 유수의 SUV들, 왜 이 차 앞에 긴장하는가?"

최근 현대자동차의 광고 카피다. 수입차에 대한 노골적인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현대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입차와의 비교시승회까지 추진하고 있다. 직접 타보고 비교하면 현대차의 품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국내에 수입되는 수십개의 브랜드 중에 현대차가 경쟁상대로 렉서스와 혼다 등 일본차만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비교시승회도 쏘나타는 혼다의 어코드로, 그랜저는 렉서스 ES시리즈로 잡았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LUV(럭셔리유틸리티차량) 베라크루즈의 경우도 출시 이전 내부 평가에서 혼다의 SUV를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되고 있는 BMW, 벤츠 등은 아예 비교대상에서도 빠졌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현대차가 BMW와 벤츠를 제외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되는 차량중 일본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정받고 있다고 판단해 렉서스와 혼다를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BMW, 벤츠 등 고가의 수입차 등이 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만족도 측면에서는 가격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품질조사기관인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 결과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37개 브랜드중 3위를 기록했다. 포르쉐(1위), 렉서스(2위) 등 고급브랜드를 제외하면 일반브랜드에서는 1위다.

일본 브랜드의 경우도 수위권을 유지했다. 도요타의 경우 4위로 현대차를 바짝 뒤쫓았고, 혼다는 6위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BMW, 벤츠 등 유럽의 고급 브랜드는 그야말로 형편없는 품질조사 결과를 받았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벤츠의 경우 기아차(24위)보다 낮은 25위를 기록해 간신히 중위권에 들었고, BMW는 전체 37개 브랜드 중 27위로 하위권으로 처쳐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JD파워가 발표하는 IQS의 경우 신차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100대당 불만 건수로 표시한 품질 만족도로,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품질을 수치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조사 결과로만 보면 현대차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는 도요타, 렉서스, 혼다 정도"라며 "현대차의 품질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브랜드에 현혹되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을 놓고 현대차와 수입차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