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나몰라라" 결함 업계최고, 올해만도 5만대 가까이 줄이어… "지나친 외형성장 치중 불량속출"

기아자동차의 ‘품질 신뢰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2년간 기아차의 제작결함으로 인한 시정 건수가 다른 업체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모델은 1년9개월 사이 네 차례 이상 리콜되면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기아차의 이 같은 품질결함은 국내외 완성차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 현재까지 제작결함 시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 진행중인 리콜은 9건으로 4만7,593대에 이른다.

이중 네 차례 이상 리콜을 한 ‘품질불량’ 모델은 카니발, 두 차례 리콜 모델은 스포티지로 단골 리콜대상은 모두 2종으로 조사됐다. 카니발은 이전 모델인 카니발1을 포함해 카니발II, 그리고 최신 모델인 그랜드카니발 등을 모두 11차례 리콜해 업계에선 ‘리콜 잘해줘서 잘 팔리는 차’로 소문이 나있다.

지난해 NF쏘나타와 투스카니 등 1만6,225대를 리콜한 현대차는 올 들어 리콜 규모가 420대로 크게 줄어 기아차와 대조를 보였다.

판매량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신차개발을 하면서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기간을 단축하는 등 지나친 외형성장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를 회생시킨 모델인 카렌스는 신차 개발에 단 18개월이 걸렸다. 준중형차인 세피아의 차체와 엔진을 그대로 사용해 개발기간을 줄였는데 그만큼 허점도 많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국내 리콜 건수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기아차가 올 1~8월 판매한 차량은 84만5,965대. 이중 80%인 67만9,475대를 수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은 171억원에 불과해 1,500만원이 넘는 차 한대를 팔아 겨우 2만9,000원을 남긴 셈이다. 토요타, 혼다, BMW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7~9%인 것과 비교하면 기아차의 영업이익률 0.2%는 더욱 초라하다.

특히 2분기에는 14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흑자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2%대로 곤두박질쳤다.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2003년 6.3%에서 2004년 3.4%, 지난해에는 0.5%로 떨어졌고 급기야 올해 상반기에는 0.2%를 기록했다.

최근 기아차가 리콜을 발표한 그랜드 카니발(1,995대)은 지난해 7월6일부터 올해 5월18일까지 생산된 차량으로, 해당 차량은 22일부터 기아차 서비스 및 협력 정비공장에서 리콜을 받고 있다. 이차는 제동등 배선이 핸들축과 접촉돼 퓨즈가 단선될 수 있고 브레이크를 작동했을 때 제동등이 켜지지 않을 염려가 있다는 것이 리콜 사유다.


박봉균 기자 ptech@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