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경유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모든 경유차에는 환경개선 부담금이 부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처음 도입된 15년전 기준을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매연이 많건 적건
일률적으로 환경개선 부담금을 부과해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박홍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4년부터 경유차를 타온 최찬영 씨는 6개월마다 나오는 환경개선
부담금 고지서만 보면 화가 납니다.

3월에는 6만 9천원, 이번달에는 7만 천원.

배출가스 검사에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을 만큼 차를 철저하게 관리해 왔는데도
어김없이 환경개선 부담금이 나옵니다.

[인터뷰:최찬영, 경유차 운전자]

"차 관리 상태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환경개선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경유차를 산 사람들도 불만입니다.

유로 Ⅲ나 유로 Ⅳ 같이 엄격한 환경 기준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예전보다 훨씬 덜 나온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경유차 운전자]

"정확한 과학적 근거없이 탁상행정식으로 세금을 때린다는 것은 불합리하죠."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경유 가격도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환경개선 부담금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의 35%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85%까지 올라갔습니다.

기름값을 덜 내는 대신, 환경 개선 부담금을 내라는 얘기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운전자]

"부담되죠. 차 없애버릴려고 해요. 환경세 내고 기름값은 비싸지, 세금은 왕창 올라버리지.."

이렇다보니 환경개선 부담금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징수 목표액은 미징수 누적분을 포함해 8,832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걷힌
금액은 4,300억원에 불과합니다.

징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환경부는 운전자들 탓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환경부 직원]

"휘발유나 LPG, 경유차를 선택할 수 있는데 굳이 경유차를 선택했다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걸맞는 부담도 해야합니다."

이에따라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임기상, 10년타기 대표]

"부적합 차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추가 부담금을 낸다면 이런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정부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분간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환경 개선 부담금에다 경유가격은 치솟고, 그에따라 경유차 운전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YTN 박홍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