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기름값 습관만 바꿔도 月6만원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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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원석기자]
동차 업계에서 연비(燃費) 관련 전문가임을 자부하는 3명에게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비법을 물었다. 이들은 “평소 운전방법과 차량 유지 습관에 따라 기름값을 30%는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달에 기름값으로 20만원을 지출하는 사람이라면 습관만 바꿔도 월 6만원이나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름값을 아끼는 조언은 인터넷에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 연비 측정 운전전문가, 정비 전문가, 연구소 기술진이 갖고있는 기름값 절감에 관한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연료 차단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라
현대차동차 남양주연구소 이철한 연구원은 22년간 동력 성능시험을 담당해온 현대차 최고의 연비 테스트 드라이버다. 동일한 차종을 몬다고 가정했을 때 국내에서 가장 좋은 연비를 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 연구원이 말하는 첫번째 연비 절감 운전팁은 자동차 엔진의 ‘연료 차단(fuel cut)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속 100km로 차를 몰다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어느 시점까지 연료가 전혀 소모되지 않는다.
좀더 전문적으로 얘기하면 NF쏘나타의 경우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2200에서 1430 사이에 있을 경우는 연료 소모가 안된다. 다시 말해 완만한 언덕길 등을 내려갈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뗀 채로 엔진 회전수가 최대한 이 구간에 머물도록 운전하면 연비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의 설명이 너무 전문적이라 생각된다면 사안별로 다시 따져보자.
첫째, 관성으로 달릴 때는 연료가 거의 소모되지 않는다. 코너나 내리막을 달릴 때 또는 신호등을 앞두고 정지해야 할 때 계속해서 가속 페달을 밟고 가다가 마지막에서야 브레이크를 밟는 운전자들이 많다. 이 대신에 최대한 관성으로 달리면서 미리 속도를 충분히 줄여준 뒤 마지막에 정확한 브레이킹 한방으로 끝내주는 게 좋다.
둘째, 급(急) 가·감속은 피해야 한다. 다시 말해 브레이크·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는 일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다. 밟았다 떼었다를 반복할 경우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연료가 30~40%까지 많이 든다. 페달 조작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계획성 있는 운전이다. 다른 차의 움직임을 살피고 신호등 변화, 방향 전환 등을 예측해서 운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예측 운전을 하면 연비 절감뿐 아니라 안전 운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시속 100㎞ 정속 주행을 반드시 지키는게 좋다. 이보다 속도를 10% 올릴 때마다 대략 8~10% 연료가 더 소모된다. 다시 말해 시속 150㎞로 달린다면 시속 100㎞로 달릴 때보다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기름값이 50% 정도 더 든다는 얘기다.
넷째, 신호 대기 상태에서는 자동변속기 위치를 D(주행)보다는 N(중립)에 놓는 게 좋다. 공회전 상태라 해도 N에 놓는 것이 D보다 연료가 20~30% 덜 들어간다. 이철한 연구원은 “1분 이상 신호에 걸릴 경우 N에 놓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단 너무 자주 D와 N을 오갈 경우 장기적으로 변속기 노화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철저한 정비…타이어도 기름값을 좌우한다
GM대우 A/S 교육팀의 정근영 차장은 “우선은 차량 자체의 엔진·변속기 등이 가볍고 정밀한 차, 무게가 덜 나가는 차를 고르는 게 연비 절감의 첫 번째”라며 “그 다음은 정비를 철저히 해서 불필요하게 연료를 더 소모하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비 향상을 위해서는 부품의 점검·교환 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엔진오일 교환주기를 철저히 지켜주면 엔진 구동력이 향상돼 연비가 5% 정도 좋아질 수 있다. 또 에어클리너·연료필터도 제때 교환해야 한다. 자동변속기 변속오일의 경우 차량마다 교환주기가 명시돼 있는데 제때 교환해줘야 차량 변속시 발생하는 저항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라디에이터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냉각수의 적정량을 유지해 엔진 열 방출이 제대로 이뤄지게 해 주는 것도 연비 향상에 필수. 열 방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엔진이 과열되면 연료 소모가 늘어나게 된다.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압보다 적을 경우 기름을 더 먹게 된다. 타이어 공기압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서 정기적인 공기압 점검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구름 저항을 줄여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타이어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판매 업소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다.
◆깨끗한 차가 기름도 덜 먹는다?
자동차연구소 연구원들이 밝히는 연비 절감 팁은 차량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연구소 안윤상 팀장은 “차량이 정속으로만 주행한다면 무게 절감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가·감속이 잦을 경우 움직임의 관성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조금만 무게를 줄여도 연비 향상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트렁크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덜어내고 뒷좌석에 무심코 놓아둔 무거운 짐은 반드시 빼내야 한다. 연료를 주유할 때 절반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동차 연료탱크 용량은 보통 50~70? 정도 된다. 절반만 주유하면 차의 무게를 30Kg 정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차량 외부에 붙이는 각종 부착물은 차량 공기 저항을 크게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붙이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장기간 세차를 하지 않아 차량 표면이 더러운 상태에서는 공기의 마찰 저항이 증가하여 원치 않는 연료 소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에어컨처럼 엔진 힘을 사용하는 보조장치 사용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또 전기를 소모하는 장치, 예를 들어 안개등 같은 경우 안개도 끼어있지 않은데 무심코 켜고 다니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또 2~3분 이상 정차할 경우 시동을 꺼두는 게 좋다고 한다. 엔진을 재시동할 때 부품이 마모되는 손실보다 기름값을 아끼는 부분이 더 크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