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한때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카페의 이름으로,
또 김춘수의 시와 박상우의 소설의 제목이기도 했던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

샤갈 그림속의 세계를 나타낸 김춘수의 이 시도
샤갈의 작품들처럼 무척 환상적이며 감각적입니다.


●샤갈(Marc Chagall)하면 환상적이고
초현실주의적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로 유명합니다.
비평가들은 때때로 그의 작품 대부분이 가벼운 감상이
깃들어 있고 작품의 질이 고르지 않으며 모티프가 지나치게
되풀이된다고 비판하지만................

그의 환상적이고 뛰어난 작품들은 현대의 작품들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개성을 자랑합니다.

큰 꽃다발과 우울한 어릿광대, 날아다니는 연인들,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 등의 이미지들을 묘사한
민속적인 작품들로 말미암아 샤갈은 20세기 파리파의 중요한 전위미술가들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답니다. 그는 이 환상적인 주제를
화려한 색과 특유의 능란한 붓질로 묘사하였답니다.


●러시아 태생으로서 파리에 정착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인 출신의 샤갈은 무척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던 듯 싶어요.
비록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커다란 변화들을 겪기도 했지만

동료들은 풍부한 감성을 가진 그를 시인이라고 불렀고,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판화 제작자· 스테인드 글라스,
조각, 도기, 의상 디자인으로서도 명성을 날렸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정통 미술 이론보다는
자아 내면의 시적 호소력을 이용하여 상징적이고 미학적인 이미지를
결합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답니다.


●하지만 본인 자신은
“나는 '환상'과 '상징'이라는 말들을 싫어한다.
우리의 모든 정신세계는 곧 현실이다. 그것은 아마 겉으로
보이는 세계보다 훨씬 더 진실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는 군요.


●평론가들의 평가가 어떤 지는 몰라도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낭만적이고 자유로운 공상의
그의 작풍은 소박한 동화의 세계나 꿈속의 환상적인 세계처럼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풀어주는 매력이 있답니다.



●기분 좋고 낭만적인 샤갈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