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급 중형차를 모는 회사원 손희정씨(34)는 최근 주유 습관을 바꿨다. 지난해만해도 3만~5만원씩 주유했지만
새해 들어서는 ℓ단위로 주유를 시작했다. 일정량의 기름을 넣은 뒤 연비를 비교해보라는 지인의 권유를 받고서다.
처음 30ℓ를 주유한 뒤 손씨가 운행한 거리는 174㎞. 평소 시내주행 때 ℓ당 연비가 7㎞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여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급가속을 자주하고 신호가 바뀌는데도 가속페달을 밟는 잘못된 습관 탓이라고 여긴 손씨는 다시 30ℓ를 주유한 뒤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운전을 해봤다. 결과는 212㎞. 세번째는 지방에 다녀오느라 고속도로를 주행한 때문인지 290㎞까지 올라갔다.

손씨는 “눈으로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보니 운전할 때 나도 모르게 경각심을 갖게 된다”면서 “자꾸 더 높은 연비에 도전하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연비를 높이려는 운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동차10년타기운동본부 임기상 대표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주유습관, 운전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습관적으로 3만~5만원어치씩 주유하는 습관만 바꿔도 20% 정도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자.

◇ℓ단위로 주유하라=같은 연료를 갖고도 더 높은 연비에 도전하게 된다. 자신의 연비를 파악하게 되면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현금이 아닌 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ℓ단위로 주유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오래 정차할 경우 기어를 중립에 놓아라=1분 이상 신호대기가 예상된다면 기어를 중립(N)에 놓는 것이
   주행모드(D)에 두는 것보다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주행모드에 두게 되면 자동변속기의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같은 회전수를 유지해야 하므로 엔진 제어장치는 더 많은 연료를 분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호가 바뀔 때 갑자기 D로 옮기면서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게 되면 변속기에 충격을 줘 내구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D로 옮긴 뒤 한박자 쉬었다가 출발하도록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가속페달 밟지 마라=내리막길에서는 공짜로 주행할 수 있다.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가 자동으로
   연료공급을 차단해(fuel cut 기능) 관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 제어장치는 내리막길을 인지하지 못하고 연료를 계속 공급하므로 불필요한 연료소모가 발생한다.


◇아침에 주유한다=새벽은 연료의 팽창이 가장 적은 때다. 이 때문에 되도록 아침 일찍 주유하는 것이 좋다.
   또 비나 눈이 내려 습도가 높은 날은 연료탱크 안에 물방울이 맺힐 수 있으므로 주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일상점검을 생활화하라=운전을 아무리 잘해도 차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연료 절감을 기대할 수 없다.
  일상적인 점검으로 최적의 엔진상태를 유지해야 효과적인 연료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차계부를 작성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점화플러그 및 점화계통 ▲밸브 간극
▲휠얼라이먼트 및 밸런스 등은 2만㎞마다 점검해야 한다. 이밖에 ▲타이어 공기압 ▲오일 교환 및 에어크리너 등은 5,000㎞마다 살펴야 한다.
또 ▲급가속·급제동 삼가 ▲경제속도(60~80㎞/h) 유지 ▲트렁크 다이어트(불필요한 짐 내리기)를 생활화한다.


도움말=자동차10년타기운동본부 임기상 대표,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 이종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