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폭설로 고속도로에 갇혔던 사람들이 소송을 낸다면 배상받을 수 있을까. 1심 판결로만 보면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소송은 소송가액만 29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7건이 서울, 대전, 대구 등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3월 100년 만의 폭설로 호남·중부·경부고속도로 등에서 20여 시간 고립됐던 사람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이다. 이들은 당시 중요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국가기술자격시험을 보지 못했거나 승용차 연료를 구하러 4시간 동안 눈길을 걷느라 동상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송을 함께할 사람을 모았다.

이 중 대구지법은 “한국도로공사는 원고 110명에게 1인당 30만~6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폭설이 100년 만의 최대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교통 상황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교통 제한 및 운행 정지 등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고립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도로공사는 이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서울지법도 “도로공사는 566명에게 1인당 30만~5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법원은 “고립시간이 12시간 이하이면 위자료 30만원, 13~24시간이면 35만원, 24시간 이상이면 40만원을 배상하고, 일흔이 넘은 노인이나 미성년자·여성에게는 10만원씩 더 줘야 한다”고 밝혔다.

폭설피해 소송을 대리한 김형남 변호사는 “이번에도 도로공사의 무사안일·늑장 대응이 있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신은진기자 [ momo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