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2주진단에 '어떻게 947일 입원?'

[노컷뉴스 2005-12-19 08:51]



99년 7월 아들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가다 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 대기중 우회전하던 차량에 들이받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J모씨(47·여).
그러나 병원을 옮겨 3주 진단을 받아낸 그는 ‘추가 치료를 받아야한다’며 173일동안 입원했고 잦은 외출로 강제퇴원을 당했다.

퇴원 한달 만에 ‘추간판(디스크) 제거술’을 받고 요추간판탈수증과 뇌진탕 등을 호소하며 안정가료를 위해 163일 동안 입원한 그는 또다시 두통과 하부요통 등의 증세로 519일간 병원 신세를 졌다. 입원 기간 중에는 짧게는 2박3일에서 길게는 16박17일간 7차례에 걸쳐 중국여행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그가 교통 사고를 빌미로 2002년 9월까지 3년 여동안 4개 병원을 돌며 입원한 기간만 무려 947일. 보험사로 부터 입원비 명목 등으로 챙긴 보험료만 1억원이 넘는다.

결국 보험사기로 덜미가 잡혀 지난 6월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교통사고 상해에 상응하는 보험금 수령’이라고 호소하며 항소했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해차량에 타고 있던 임산부도 1주일간 입원 치료 후 퇴원하고, 초진 결과 2주 또는 3주 진단이 나온 사고의 정도를 감안하면 이같은 장기 입원·치료기간은 경험칙상 이례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만 부장판사)는 16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J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경미한 상해에도 의사의 통원치료 권유도 거부하는 등 장기 입원치료를 통해 보험금을 수령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으며, 보험금 전체에 대한 사기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교통사고와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요추간판탈출증 등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