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인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1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판매된 국산 SUV는 총 2만5천541대로 작년 동월(2만1천425대)보다 19.2% 늘었다.

이는 작년 4월(2만7천379대)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많은 판매대수다.

승용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율도 11월에는 28.7%로 아직 작년(30.6%)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10월(24.9%)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작년 말 정부의 에너지 세제 개편방침이 예고되면서 SUV는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5.8%나 줄어들 정도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지난 7월 실시된 에너지 세제개편으로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대비 종전 70%에서 75%로 올랐다.

SUV 시장 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신차.

현대차가 지난달 22일 시판에 들어간 신형 싼타페는 일부 모델이 3천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6일만에 3천158대가 팔리며 SUV 부활을 이끌고 있다.

또 지난 10월말 출시된 쌍용차 액티언도 11월 한 달간 2천828대가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아울러 SUV 시장의 `쌍두마차'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뉴 스포티지도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투싼은 올 상반기만 해도 월 평균 판매량이 3천대 안팎에 불과했지만 10월 4천18대에 이어 11월에는 5천5대로 크게 늘었다.

뉴 스포티지도 9월에 파업 여파로 2천551대가 팔린 것을 제외하면 8월 3천451대, 10월 4천765대, 11월 4천923대 등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유가 인상에 따른 충격이 가시고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쌍용차 관계자도 "자동차 내수경기 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SUV 신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차효과와 업체들의 연말 차값 할인공세, 내년 특소세 인상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판매량이 늘어났을 뿐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