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한파 속에서도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 경유차 이용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경유 시판가격(주유소 판매기준)은 지난 10월 현재 ℓ당 평균 1192.02원으로, 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화된 2년 전에 비해 400.48원(55.5%)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값은 1270.49원에서 1517.5원으로 19.4%(227.08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경유값은 휘발유값의 78.6% 수준으로 올라가, 올해 중 휘발유값 대비 경유값 비중을 75%까지 높이겠다는 정부의 당초 목표를 훌쩍 뛰어올랐다. 이처럼 경유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 것은 정부가 경유에 매기는 세금(교통세·지방주행세·교육세)을 매년 인상하고 있는 데다, 정유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분을 휘발유보다 경유에 더 많이 전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환경오염 효과가 큰 경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휘발유값 대비 경유값 비중을 매년 5% 포인트씩 올려 2007년엔 85%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 7월 경유에 대한 세금을 ℓ당 50원 올렸다. 여기에다 국제유가 급등에 시달리는 정유회사들이 휘발유에 비해 가격 탄력성(가격인상에 의해 소비가 줄어드는 정도)이 낮아 ‘소비자 저항’이 덜한 경유에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어 경유값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경유차는 휘발유차가 내지 않는 환경개선부담금도 내고 있기 때문에, 세금이 오르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면서 “기름값 아끼려고 경유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