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한자 무용론 역시 문제 없지 않슴다.
- [서경]흰둥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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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3국이 의사소통하는 것을 위해 한자를 배우는 것은 X, 불가능이라는 데 찬성합니다.
다만, 한자를 그저 죽은 문자로만 이해하고 쓸데없는 데에 학생들의 정력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언어는 있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소멸합니다. 소멸은 차치하고, 말이 생성될 때에는 여러가지 이유에 의거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용어가 특정한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은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가 근거가 있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라는 용어가 없었다고 합시다. 갑자기 코끼리가 나타나서 이름을 붙입니다. 코끼리 생긴 모양과 관계가 있죠? 대개 이렇게 감각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이름이 붙여집니다.
문제는 추상성을 가지는 말을 생성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영어권의 강력한 영향 하에 상당수의 단어들을 영어에서 차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한자를 차용해서 사용했듯이 말이죠. YS가 좋아하던 globalization을 예로 들어봅시다.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움직이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이 추상명사는 지금 우리가 세계화로 번역해 쓰고 있지만, 영어쪽이 더 설득력있게 쓰이고 있습니다. 영어의 globalization은 지구라는 뜻의 globe 에 형용사 접미어 al, 그리고 ~~화, ~~하게 되는 것 따위의 뜻으로 쓰이는 izatio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영어의 접두/접미어들은 라틴어에서 기인한 것들입니다. 하버드의 라틴어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단순히 있어 보이자는 뜻은 절대 아니라고 이해됩니다.
우리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말만으로 라틴어처럼 모든 접두/접미어들을 소화할 수 있으면 모르되,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추상적 뜻을 가진 단어의 90% 이상을 한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추상명사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한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에서 신입생들 한자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개념에 대한 선도자가 되어야 하는데, 서울대에 들어와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유학 갔다 돌아와 교수가 되어봐야, 새로운 용어는 모두 자기가 미국서 배운것, 혹은 미국 책을 통해 들은 것을 쓸 수밖에 없다면, 그 사람이 한국의 학자로 자격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린 globalization을 세계화 로 번역하는 것도 결국 ~화 에서 그 "화"의 뜻이 어느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물론 한자를 안배워도 우리말을 많이 접하면 대개 그 단어가 어떤 뜻인지는 알 수 있지만, 한자를 배워 개념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사람만이 "창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아직 국내에서 한국어 용어가 확정되지 않은 governance의 경우, 사실 뜻은 통치(govern)와 비교되는데, 통치가 한 조직에 의한 혹은 몇몇 조직에 의해 확정된 장악력이 행사되는 것을 말한다면, 이 단어는 꼭 어느 조직이나 몇몇 조직의 모임에 의해 지배된다는 의미가 아니면서, 통치보다는 그 장악력 역시 약한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UN의 회원국에 대한 영향력은 통치는 아니지만 governance쪽에는 가깝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을 해석하려면 어떤 용어를 써야 할까요? 소리나는대로 쓸수도, 보이는 모양으로 쓸수도 없습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뜻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 때에는 한자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요, 한자를 몰라도 서울대 갈 수 있으니까 한자를 안배워도 된다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자를 모르면 서울대 가서 공부해도 그 의미가 반토막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나가는 말로 하신 것을 제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평소 제 소신과 관계가 있어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어쨌든 한자에 대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너무 무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p.s. 전 한자하고 관련된 사람은 아닙니다. ㅎㅎ
다만, 한자를 그저 죽은 문자로만 이해하고 쓸데없는 데에 학생들의 정력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언어는 있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소멸합니다. 소멸은 차치하고, 말이 생성될 때에는 여러가지 이유에 의거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용어가 특정한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은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가 근거가 있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라는 용어가 없었다고 합시다. 갑자기 코끼리가 나타나서 이름을 붙입니다. 코끼리 생긴 모양과 관계가 있죠? 대개 이렇게 감각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이름이 붙여집니다.
문제는 추상성을 가지는 말을 생성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영어권의 강력한 영향 하에 상당수의 단어들을 영어에서 차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한자를 차용해서 사용했듯이 말이죠. YS가 좋아하던 globalization을 예로 들어봅시다.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움직이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이 추상명사는 지금 우리가 세계화로 번역해 쓰고 있지만, 영어쪽이 더 설득력있게 쓰이고 있습니다. 영어의 globalization은 지구라는 뜻의 globe 에 형용사 접미어 al, 그리고 ~~화, ~~하게 되는 것 따위의 뜻으로 쓰이는 izatio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영어의 접두/접미어들은 라틴어에서 기인한 것들입니다. 하버드의 라틴어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단순히 있어 보이자는 뜻은 절대 아니라고 이해됩니다.
우리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말만으로 라틴어처럼 모든 접두/접미어들을 소화할 수 있으면 모르되,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추상적 뜻을 가진 단어의 90% 이상을 한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추상명사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한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에서 신입생들 한자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개념에 대한 선도자가 되어야 하는데, 서울대에 들어와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유학 갔다 돌아와 교수가 되어봐야, 새로운 용어는 모두 자기가 미국서 배운것, 혹은 미국 책을 통해 들은 것을 쓸 수밖에 없다면, 그 사람이 한국의 학자로 자격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린 globalization을 세계화 로 번역하는 것도 결국 ~화 에서 그 "화"의 뜻이 어느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물론 한자를 안배워도 우리말을 많이 접하면 대개 그 단어가 어떤 뜻인지는 알 수 있지만, 한자를 배워 개념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사람만이 "창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아직 국내에서 한국어 용어가 확정되지 않은 governance의 경우, 사실 뜻은 통치(govern)와 비교되는데, 통치가 한 조직에 의한 혹은 몇몇 조직에 의해 확정된 장악력이 행사되는 것을 말한다면, 이 단어는 꼭 어느 조직이나 몇몇 조직의 모임에 의해 지배된다는 의미가 아니면서, 통치보다는 그 장악력 역시 약한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UN의 회원국에 대한 영향력은 통치는 아니지만 governance쪽에는 가깝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을 해석하려면 어떤 용어를 써야 할까요? 소리나는대로 쓸수도, 보이는 모양으로 쓸수도 없습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뜻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 때에는 한자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요, 한자를 몰라도 서울대 갈 수 있으니까 한자를 안배워도 된다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자를 모르면 서울대 가서 공부해도 그 의미가 반토막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나가는 말로 하신 것을 제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평소 제 소신과 관계가 있어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어쨌든 한자에 대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너무 무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p.s. 전 한자하고 관련된 사람은 아닙니다. ㅎㅎ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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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흰둥 튀지님의 말씀도 일리는 있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 세대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지나친 한자(한자어가 아닌)의 영향 아래에서는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꼭 순수 우리말을 쓰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외래어의 영향은 어쩔 수 없지만....왜 공부할 것도 많은 중고교 시간에 주어 서술어 목적어 따져가며 어려운 한문 문장까지 배워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지나친 한자에 의지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지나친 한자의 남용은 우리말의 발전을 가로막는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원폴님 저는 한자어(한자에서 온 우리말)를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구요......한자를 쓰지 말자는 건데요.......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배웠으면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 세대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지나친 한자(한자어가 아닌)의 영향 아래에서는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꼭 순수 우리말을 쓰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외래어의 영향은 어쩔 수 없지만....왜 공부할 것도 많은 중고교 시간에 주어 서술어 목적어 따져가며 어려운 한문 문장까지 배워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지나친 한자에 의지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지나친 한자의 남용은 우리말의 발전을 가로막는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원폴님 저는 한자어(한자에서 온 우리말)를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구요......한자를 쓰지 말자는 건데요.......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배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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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석탄을 위주로 기름을 다음으로(?) 뭐... 이렇게 해석되는 단어지만...... 이걸 우리말로 그대로 풀어쓰면 너무 길어지지요?
마찬가지로 이화여자대학교를 순 우리말로 풀어 보면?
그렇다고 제가 우리말을 소홀히 함은 결코 아니지만 언어생활 전반에서 특히 우리의 경우 한자를 사용함으로 해서 뜻을 함축해 오히려 다양한 뜻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한자”라는 “어려운 ”글자“를 배운다는 것이 아니고.... 그 ”문자“를 통해 우리말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이 해 봅니다.
***자동차동호회 (스스로 움직이는 수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전동차(전기로 움직이는 수레) : 이런.....電氣도 한자어네요....우리말을 모르니....죄송)
***지하철(땅 아래로 가는 쇠 길)
굳이 한자표기를 하지 않아도 다 아는 말들이죠.
그러나 한자의 뜻을 알면 더 이해가 빠른....우리 언어생활의 현실이죠. 그래서 한자를 알면 우리 언어생활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는 것 아닌가요?
영문 번역에서 예를 들어 E.T.(The Extra-Terrestrial) : 지구 밖의 생물, 우주인, 외계인. ==>> 우리가 사는 둥근 땅덩어리 밖에 사는..... 잘 모르겠네요.
***** 저도 한자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