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승용차 구입, 가격·세금 꼼꼼히 따져야

배출가스 기준 따라 달라…차종별 판매 할당 영향도 있어  

미디어다음 / 권용주 통신원  


디젤승용차 시대가 열리면서 이 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젤승용차는 우선 연료비가 휘발유차에 비해 저렴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디젤승용차라도 배출가스 기준에 따라 판매가격과 세금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 올해 디젤승용차는 판매비중이 한정돼 있어 차종별로 할당된 판매량도 다르다. 이에 따라 디젤승용차의 경우 구입 전 차종과 배출가스 기준을 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정부는 올해 국내 경유승용차 판매를 허용하면서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두 가지 차종을 함께 판매토록 했다. 이른바 유로Ⅲ와 유로Ⅳ 자동차가 그것. 유로Ⅲ와 유로Ⅳ는 배출가스 기준을 구분한 것으로, 유로Ⅳ가 유로Ⅲ에 비해 배출가스양이 절반가량이다.

유로Ⅲ는 자동차가 1㎞ 주행할 때 일산화탄소는 0.64g, 탄화수소는 0.56g, 질소산화물은 0.50g, PM(입자상물질)은 0.05g 이하여야 한다. 그러나 유로Ⅳ는 일산화탄소 0.50g, 탄화수소 0.30g, 질소산화물 0.25g, PM 0.025g 이하로 유로Ⅲ에 비해 훨씬 적다.

이처럼 유로Ⅲ 대비 유로Ⅳ의 배출가스 기준이 엄격하다는 점에서 정부는 올해만 유로Ⅲ 판매를 허용하고, 내년부터는 모든 경유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유로Ⅳ에 맞추도록 했다.

정부는 그러나 유로Ⅲ와 유로Ⅳ 기준의 자동차를 동시 판매할 경우 상대적으로 차 값이 저렴한 유로Ⅲ 기준차가 증가, 대기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동차회사에 유로Ⅲ와 유로Ⅳ의 판매비율을 50:50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유로Ⅲ와 유로Ⅳ를 놓고 보았을 때 유로Ⅲ의 차 값이 유로Ⅳ에 비해 50만 원 정도 저렴해 당연히 유로Ⅲ 판매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유로Ⅲ 판매확산 방지를 위해 유로Ⅳ 기준의 경유승용차 구입자에겐 특별소비세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결국 유로Ⅲ 경유승용차의 판매는 허용하되, 최대한 판매를 억제하는 셈이다.

이 같은 배경 아래 올해 국내에 경유승용차를 출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만 8200대의 판매량을 허가 받은 상태다. 두 회사 판매량을 합치면 3만 6400대가 되는 셈이다. 이는 양사가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발을 고려해 올해 유로Ⅲ와 유로Ⅳ 기준의 경유승용차를 각각 50:50으로 판매키로 사전에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경우 애초부터 유로Ⅳ 기준의 경유승용차 판매를 요구했지만 일부 자동차업체가 유로Ⅳ 기준에 맞추려면 기술개발 등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해 우선적으로 유로Ⅲ 판매를 허용해야 된다고 주장해 양측이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결과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유로Ⅲ 기준 경유승용차로 아반떼XD와 라비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유로Ⅳ 기준으로는 쏘나타, 클릭, 라비타, 베르나 후속차종(프로젝트명 MC)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 또한 쎄라토는 유로Ⅲ에 맞추고, 프라이드, 옵티마 후속차종 등은 유로Ⅳ기준을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유로Ⅲ보다는 유로Ⅳ 기준 충족에 주력차종을 포진시킨 셈이다. 이는 정부가 유로Ⅳ 기준 차종은 특소세 50% 감면을 해주게 돼 있어 상대적으로 유로Ⅲ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반떼XD나 쎄라토 등 유로Ⅲ 기준 경유승용차는 유로Ⅳ에 비해 차 값이 50만 원 정도 저렴하나 특소세를 12% 내야 한다. 반면 클릭, 쏘나타, 프라이드 등 유로Ⅳ 기준차는 특소세가 절반인 6% 수준으로, 유로Ⅲ와의 가격 차 상쇄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올해 경유승용차 구입을 준비하는 소비자는 배출가스 기준과 차종을 함께 고려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