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사는 정모씨(32)는 인터넷 검색창에서 자신의 생년월일 6자리를 치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유명 포털사이트의 검색페이지 첫 줄에 검색된 것은 '회원상세정보'라는 웹문서. 여기에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에서 집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웹문서가 자신이 얼마전 가입한 생식전문 쇼핑사이트의 회원 관리자 페이지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상세히 나와 있었다. 주민번호와 전화번호뿐 아니라 이 사이트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까지 버젓이 보였다. 범죄에 악용할 수도 있을만큼 상세한 개인정보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발가벗겨져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이를 통한 개인정보의 유출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개인정보가 더이상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유정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개인정보가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 2명중 1명의 정보는 인터넷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스팸의 대상을 넘어 금전과 관계된 사기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피해정도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9일 붙잡힌 불법복제 휴대전화 이용 게임머니 사기단 사건과 최근들어 적발되고 있는 피싱(Phishing)이 대표적 예. 피싱이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로 유명 업체의 위장 홈페이지를 만든 뒤, 이메일 사용자에게 메일을 발송해 위장 홈페이지로 접속하도록 현혹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행위를 말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처럼 개인정보가 새고 있는데도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과 공공기관들의 보안상태가 헛점 투성이라는데 있다. 천만명 단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와 대형 인터넷 회사(포털, 게임 등)들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진원지가 되고 있고 일부 국내 사이트들은 국제 피싱의 경유지(위장 사이트)로 활용되고 있다. 정통부에 따르면 국내 서버가 피싱 사기 위장용으로 이용되는 비율이 미국 다음으로 높을만큼 보안에 취약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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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문제 뿐만아니라 요즘 이슈가 되는 수능부정사건에서도 이통사에 문자메시지 내용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네요..
IT강국이라지만 프라이버시가 너무 노출되어 있는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