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관련 [질문아닌 후기]히터코아 약식 교체기
- VODKA
- 조회 수 5498
- 2021.10.19. 12:59
안녕하세요
아래 쪽에 히터코아 약식 교체하다가 히터코아가 빠져 나오질 않아 질문드렸던 회원입니다.
아래 쪽에 질문이 남아 있고 해서 게시판 성격에 안어울리는 듯 하지만 이곳에 후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번짓수를 잘못 찾았다면 죄송합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처럼 자가정비 초보면 업체에 작업을 위탁하시는게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겨울을 난방 안되는 상태로 출퇴근하면서 너무 힘들었기에 이번에는 꼭 고쳐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유튜브와 스포넷 자료를 보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지요...
막상해보니 커버 분리하고 악셀패달 분리하고 이런거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가정비 안해 본 사람이 운전석 아래 좁은 공간에서 수작업해야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파이프 두개를 핸드그라인더로 자르는 일도 공간에 대한 정보가 눈에 보이는 것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부품을 절단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고 역시 비좁은데서 자르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조심하면서 그것도 해내었고 이 정도면 나머지는 수월하겠다 싶었는데 웬걸? 유튭영상자료 들 보면 살살 잘도 빠져 나오던데 직접해보니 잘라 낸 히터코어가 나올 듯 하면서도 꿈쩍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3시간을 씨름한 것 같은데요.
기운이 너무 빠져.. 쉬면서 반복했으나 넘기 어려운 철벽이 었습니다. 어느덧 한파가 몰려 온 첫날 해가지니
너무나 추워져서 낼 일요일 마무리하자고 찝찝한 마음을 접고 쉬었습니다.
다음날 낮부터 다시 씨름을 시작했으나 역시 히터코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견인줄로 묶고 삽자루로 지렛대 삼아 힘껏 당겨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멘붕 상태가 되었고 세상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 쯤 유튭에 영상을 올렸던 사장님에게 댓글로 질문을 남겼습니다.
일요일이고 ..답을 해주시리라고는 기대를 할 수 없었는데 다행히 감사하게도 힌트를 주셨네요!
반대편(조수석) 열어서 센서가 있는지 살펴보라고 하시네요.
전날 너무나 해결이 안되서 열어 봤는데 뽀족한 수가 없어서 다시 조립해 놓았는데 다시 열었습니다.
잘 살펴보니 클립에 고정되어 있는 전선끝에 연결된 네모(나중에 보니 길쭉한 사각형)가 보였는데 센서로 보였습니다.
힘주어 클립을 떼어내고 나니 그제서야 히터코어가 빠져나왔습니다.
아.. 오늘 일요일 모두 해결할 수 있겠다.. 아 그러나 그또한 아니었습니다.
해지고 나서도 끙끙씨름하게 된 또하나의 벽은 바로...히터호스
16미리로 일찌감치 구매해 놓았는데 이것이 한번들어가면 고착됐나 싶을 정도로
빠지지 않으니 히터코어 반대편 파이프로 이동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보였지요.
일요일 저녁에 결국 포기하고 아는 동생에게 히터호수를 19미리로 구해달라 해놓습니다.
월요일 퇴근 후 아는 동생이 히터호수를 구해왔는데 보니 19미리라 주장하는데 이전 것과 비교해보니 굵기가 같거나 심지어 작아 보입니다.
ㅠㅠ
안되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말랑한 재질이어서 신축성이 있겠구나하고 히터코어에 끼워보니 잘들어 갑니다.
그런데 들어간 후 나오질 않습니다.
wd40도 써보고 스프레이 구리스도 써봤는데 일단 들어가면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렇게 고정돼서 애를 먹고있는데 지켜보던 동생이 바셀린을 발라보자고 합니다.
터무니 없는 소리라 하면서도 속는셈치고 바셀린을 발랐는데.. 아 근데 이게 wd40이나 스페레이 구리스보다 50배 낫습니다.
끼우고 나서도 잘움직여 줘서 하단 파이프는 원하는대로 연결이 완료되었는데 같은 방식으로 했는데도 상단 파이프는 이상하게 연결이 잘 안됩니다. 배수에 진을 친 심정으로 공구를 사용해보려했으나 집에 공구가 적당한 것이 없습니다.
시간은 오후 9시45분되어가고 맘도 급한데 마트공구코너가 생각났습니다. 마감시간에 이른 마트로 냉큼 달려가서 마트표 쁘라이어를 삽니다. 혹시나 불안해서 꽉물어 고정시켜주는 공구(?) 하나도 추가로 삽니다. 얼른 집으로 돌아와 보슬비 시원하게 맞으며 용을 써가며 상단 히터호수도 연결합니다.
히터호수 양쪽으로 연결하고 밴드로 고정시키고 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냉각수 넣고 시범운전하고 금새 온풍 나와주고 되돌아와 냉각수 더 채워주니 뿌듯함은 넘치는데
온 몸에 알이 배고 양무릅과 양팔꿈치에 멍이 들었던데 욱씬 거리네요.
다음날 출근 직전 냉각수 조금 더 추가하고 몰았습니다. 잘되니 너무 기쁘네요.
관심 가져주신 회원님들 감사드립니다. _()_
[히터코어 약식 교체 시 겪었던 어려움 요약]
1. 파이프 자르기-라지에터 하단 밸브를 열어 냉각수를 모두 뺀 후 핸드그라인더로 조심조심 천천히 작업해서 완료
2. 히터코어 꺼내기-차량연식에 따라 조수석쪽 히터코어 뒤쪽하단에 센서를 반드시 빼줘야 히터코어가 빠짐
3. 새 히터코어와 기존 파이프 히터호수로 연결하기-히터호수 뻑뻑한 것은 바셀린으로 완화시키고 쁘라이어로 회전시켜서 1미리씩 전진시킴. 천천히 참을성을 가지고 작업하면 됨.
차량을 급히 써야하는 입장이라면 바로 업체에 맡겨 하시는 것이 좋겠고요.
한번 도전하시려면 시간여유를 가지고 작업 중 어려움에 대한 대비를 하시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 첨부한 사진은 문제의 온도센서와 그것을 고정하는 핀입니다. 그 아래는 조수석 쪽 히트코어 박스 모습. 하단 부위 전선끝에 온도센서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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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
2021.10.19.
글라인더있어도 가급적 쇠톱을 권합니다 쇠톱도 아주잘짤립니다
호스는 스포넷 자료검색해보면 딱맞는 (미리수는 까먹엇네요) 내열호스가 있습니다
그거에다가 구리스만 바르고 바이스로 작업하면 편합니다...
자신차량이 WGT인지VGT인지 알고 시작하는게 좋겟네요
2021.10.19.
2021.10.19.
2021.10.19.
2021.10.19.
2021.10.19.
2021.10.20.
네. 2004년식이어서 센서가 있네요. 오늘 333,000키로 돌파해주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내 평속 30km 에도 연비 12키로 나와 주고 있어요. 고속 주행에서는 연비 14키로 구요.. 사랑스런 차량입니다.
2021.10.20.
2021.10.20.
겁부터 나네요. ㅜㅜ
올려주신 요약 본 참고하여 작업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