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환자 최연자(가명, 43세) 씨는 10년 넘게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내년이면 막내 혁이(가명, 17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혁이가 취직을 하게 되면 정부 지원이 끊기고 의료급여 1종 혜택까지 없어진다. 최연자 씨는 개인이 지불하는 의료비가 버거워 제때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있다.
두 아이 교육 위해, 식당일 하며 조리사 자격증 따
“남편의 사업 실패로 식당에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웠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서 조리사 자격증을 땄고요.”
최연자 씨는 학교에 취직하고 퇴근이 빨라져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 뒷바라지를 했다. 빠듯한 살림이었지만 여느 평범한 가정처럼 미래를 꿈꾸며 행복해했다.
▲ 아프면 온몸에 피멍이 드는데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자가 면역세포 공격하는 루푸스
“루푸스입니다. 평생질환으로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합니다. 약 꾸준하게 드시고 검사도 꾸준히 받으세요.”
감기라 생각하고 찾아간 병원에서 뜻밖의 검사결과를 받고 최연자 씨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루푸스는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역으로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치료 후 다시 몸에 이상한 증상이 생겼다. 최연자 씨의 몸에 열과 함께 붉은 반점이 올라오고 머리카락이 빠진 것. 자외선에 약하고 어지럼증이 심해 버스 타는 일 조차 힘겨웠다. 결국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다.
기다렸다는 듯 합병증이 시작됐다. 균이 건강한 장기 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 주사를 맞으면서 시작된 부작용. 루푸스 때문에 치료제를 맞으면 합병증이 심해졌고, 다른 장기 치료를 위해 루푸스 치료를 멈추면 가장 먼저 뇌와 신장에 이상이 왔다. 급성으로 뇌에 균이 침입하자, 연자 씨는 당장 눈앞의 아이들을 알아보지 못 했다.
“갑자기 엄마가 저와 누나를 몰라보는 거예요. 누구냐고 묻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최연자 씨는 몇 년 전 수술한 백내장이 다시 재발해 시력이 떨어지고 있다. 관절염이 진행돼 관절이 뒤틀리고 양쪽 콩팥이 심하게 망가져 먹는 약만 밥공기로 수북하다. 췌장과 간 기능 저하는 물론 4년 전부터 심장도 굳어가고 있다.
▲ 말을 하면 독한 약내가 올라온다. 장기 마다 이상이 와서 약이 기능을 대신한다.
생계비 90만원, 치료주사 한 대 45만원
최연자 씨는 당뇨문제로 신장에 이상이 생겨 이대로 방치하면 평생 투석을 받아야할 지경이다. 자동으로 당뇨 약을 조절하는 펌프를 몸에 넣는 시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3백만원 이상의 비용이 부담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혁이네 가족은 정부로부터 생계비 9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번 검사와 주사비용으로 60만원, 두 아이 교육비는 고사하고 관리비 20만원을 내면 반찬값도 부족하다. 돈이 없어 통증을 참다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기도 했다. 연자 씨가 평생 병과 싸우는 동안, 두 아이는 미래를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 점심값이 없어 자판기 커피로 끼니를 대신한다.
아픈 엄마 위해 진로 바꿔
대학에서 복지를 전공하는 연희(가명, 19세) 양은 학비의 70%를 장학금으로 충당, 나머지는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주말 아르바이트로 교통비와 용돈을 마련하는데 평일에는 도서관과 집 밖에 모르는 모범생으로 엄마를 대신해 가사를 돌본다. 인문계에 다니는 혁이는 얼마 전 진로를 바꿔 수능 대신 자동차 엔지니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몸이 약한 연희는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자금을 마련하고, 악기 다루는 걸 좋아하는 혁이는 진로를 취업으로 바꿨어요. 제가 애들 꿈마저 꺾은 것 같아... 제가 죄인이에요.”
지금 혁이네 가족은 낭떠러지에 다다른 심정일 것이다. 최연자 씨는 치료비를 아끼느라 자주 치료시기를 놓친다. 두 아이 모두 점심을 굶고 하교 후 집에서 한꺼번에 끼니를 몰아 해결한다. 저축은 꿈도 못 꾸는 현실이지만, 혁이네 가족은 포기하지 않고 현재를 버텨내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이웃의 정성으로 최연자 씨의 루푸스와 당뇨 치료비가 지원될 경우, 혁이와 연희 양은 한결 여유를 갖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자신감 있게 사회라는 새벽에 첫발을 디딜 것이다.
※ 혁이(인천) 가족에게 도움을 주길 원하시는 분들은 월드비전(☎ 02-2078-7000)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야후! 나누리] 엄진옥 기자 umjo20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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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일본말고 정작 우리나라 어려운사람들을 돕는게 우선이라고 생각이 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