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코롤라, 준중형급으론 너무 비싸
현대차 벨로스터, 아반떼보다 가속감 부족
한국GM 캡티바, 성능 뚜렷한 매력 못느껴
올 봄, 신차를 고르는 고객들은 행복하다. 국내외 모든 자동차업체가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또 그 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비자들의 기대를 부풀게 한 차들도 있다. 시장에서의 명성이던, 눈길을 사로잡은 디자인이던 분명한 요소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온 후 기대가 실망으로 뒤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로는 "이 차를 내가 그렇게 기다렸나"하는 탄식도 들린다.
최근 출시된 국내외 신차 중에서 뭔가 아쉬운 '2%'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모델이 도요타의 코롤라, 현대차의 벨로스터, 한국GM의 캡티바 등이다.
작년말 도요타코리아가 코롤라 출시를 발표했을 때 국내 고객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국내 기준으로는 준중형급, 즉 현대차 아반떼로 대표되는 시장에 정면도전할,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수입차의 출현이었기 때문. 언론 역시 소형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쌓은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코롤라가 흔들 수 있을지 관심거리였다.
지난달 31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를 통해 공식 출시된 코롤라를 주말을 이용해 시승했다.
튀지 않은 외관에 인테리어 역시 예상했던 대로 '소박'했다. 운전석 시트도 수동인 것에는 잠깐 놀라게 된다.
내부순환로를 거쳐 자유로에서 속도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도요타차에 '익숙'한 탓인지 특유의 정숙성은 코롤라에서도 살아있었다. 그러나 시속 100km를 넘기면 엔진 회전수가 어김없이 2,500rpm을 넘나들기 때문에 그로 인한 소음은 다소 신경이 쓰인다. 이는 출력이 부족한 탓. 1.8리터 직렬 4기통 듀얼 VVT-i 엔진을 단 코롤라의 최대출력은 132마력(아반떼 140마력)에 그친다.
물론 코롤라가'패밀리 세단'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기본형이 2,590만원, 매립형 내비게이션시스템이 장착된 고급형은 2,990만원이다. 가뜩이나 비싸졌다는 국산 준중형급 보다 훨씬 비싼 값을 콜로라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일 수 밖에 없다.
벨로스터는 올 상반기 업계 화제작이면서 현대차의 2011년 기대주다. 2007년 4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트카가 전신인 벨로스터는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자동차 마니아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모델 중 하나. 비대칭 3도어라는 도발적인 디자인은 투스카니 후속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성능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했던 탓일까.
결론적으로 벨로스터는 '감각(성능)'이 아닌 '감성(디자인)'에 호소하는 차다. 아반떼에 탑재된 1.6GDI 감마 엔진을 그대로 장착한 탓에 차량 무게가 더 나가는 벨로스터는 오히려 아반떼 보다 가속감이 떨어진다. 더 강한 심장을 달았더라면 좋을 뻔 했다. 반면 핸들링은 안정적이어서 코너링시 주행 재미는 쏠쏠하다. 뒷좌석은 짐칸으로만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 신장 165cm 성인이 타도 불편하다.
워커힐 주차장에서 만난 캡티바를 양수리종합촬영장까지 왕복 80여km를 주행했다. 캡티바는 윈스톰 후속 모델로 외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2.2리터 디젤 엔진을 얹어 전 모델보다 향상된 184마력, 40.8kg.m의 성능을 실현했다.
캡티바는 무난한 외관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성능이나 디자인, 편의사양에 있어서 이렇다 할 매력 포인트가 없다는 것이 단점. 물론 윈스톰 전 모델에 비해서는 각 부문에서 향상된 측면이 많다. 우선 귀에 거슬렸던 윈스톰의 둔탁한 디젤 엔진 소리와 달리 엔진 및 노면 소음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고속도로 주행에서 시속 110km를 넘어서자 풍절음이 차체로 스며 들었다. 120km를 넘어서자 차체의 떨림이 스티어링 휠로 그대로 전해졌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코너링 주행시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다. 새롭게 태어났지만 역시나 '무난한 SUV'라는 점에서 오히려 한국GM의 7인승 SUV 올란도와 카니발라이제이션(간섭효과)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