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노가다이]휴양림 4. 겨울 버전
- 〔서경〕원폴
- 조회 수 662
- 2012.09.01. 08:51
자투리로 만드는 휴양림의 4계... 이번에는 겨울입니다.
아래 글은 제 블로그 글이고 모두 안전운행 하세요 ^^
자연휴양림 4.
겨울
휴양림 만들기 마지막... 겨울이다.
처음 자투리로 나무 모양 몇 개 만들면서 시작된 게 여름을 지나 가을도 가고
이제는 온통 백설의 계절 겨울.
미리 집이며 나무는 만들어 놨는데....
나무 줄기로 쓸 목심이 잘못 배송되어 10mm x 50mm 목심이 아니고 8mm
x 50mm목심이 도착했다.
바닥이며 나무에 미리 10mm 기리로 구멍을 냈기 때문에 8mm는 쓸 수가 없어
난감했다.
전화를 하면 당연히 보내주겠지만 택배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훨
큰....
마침 10mm x 30mm목심은 남은게 있어서 다른 계절용 나무는 50mm 목심을
썼지만
겨울용 나무에는 30mm목심을 사용했다.
목심 때문에 나무 줄기가 짧은건....
그만큼 눈이 많이 내려 나무도 눈에 깊이 잠겼다고? 둘러댄다.
다른 계절에 쓰던 휴양림 밑판.
이 판을 뒤집으면 이런 흰색이다.
처음부터 두가지 바닥색으로 스테인 작업을 했기 때문에 나무를 뽑고? 뒤집으면
겨울...
이 하얀 바닥에 온통 눈을 뒤집어 쓴 나무와 통나무 집들을
배치한다.
어느 해 겨울이던가...
나는 휴양림 통나무집을 나서다 밤새 들리던 사각 사각 소리가 이렇게 세상을 온통
눈으로 덮어 버린걸 알고 깜짝놀랐다.
세상은 온통 화이트 일색...
하얀 눈위에 발자국 찍는 것도 미안해 그냥 주저앉아 코펠에 커피를 끓여 마시며
누군가 먼저 발자국을 내면 그 다음에 가겠다고
하염없이 기다린 적이 있었다.
또한...
아주 오래전 지금의 설악산 중청대피소가 생기기 전 대청봉에 군대 막사를
개조해 민간인이(이옥모 님)운영하던 그 대청대피소에서
폭설에 고립되어 삽으로 눈을 파고 나가 용변을 볼 정도의 그 많은 눈들의 세상도
생각나고...
어느 일본 소설에서 묘사되던 설연(雪煙) 가득한 설국(雪國) 장면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겨울산의 포근함은 바로 눈 때문이라고 믿는 나는 휴양림을 계절별로 모두 만든
이유가
바로 이 겨울 휴양림 때문인 것 같다.
29그루의 나무와 12채의 통나무집을 모두 겨울용?으로 만드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작업이 이렇게 온통 설국의 정경을 만들 수 있고
설산의 등반과 휴양림의 그 안온한 겨울밤을 모두 기억나게
만든다.
짧은 목심 덕분에? 눈이 꽤나 많이 내린 느낌이다.
이 휴양림 통나무 집을 나서는 누군가도
나처럼 눈에 발자국 생긴 다음에 가겠다고 다시 주저앉은 사람이
있을까...
다시 겨울이 오면...
나는 책 몇 권 끼고 휴양림 통나무집으로 향할 것이다.
아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더 없이 좋겠고...
겨울이 좋은 다른 이유는....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라는 p.b.shelly의 말이 떠 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댓글
파업중이라 거의 못들어옵니다. 현재 3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