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상윤형이 순직한지 한달이 지나갑니다....
- [서경]다니엘햇님
- 2029
- 13
작년 12월 3일이었죠. 제가 아끼고 사랑하던 故 한상윤 소방장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날따라 송탄에서 큰 화재는 아닌데 유독 인접관서 구조대에게 도움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전 안성구조대에 있어서 "아. 화재가 좀 큰가보다." 생각하면서 송탄 지원 출동을 갔습니다.
그런데 가는 와중에 무전 내용이 '구조대원이 나오질 못했다' 이런 무전이 들리더라구요..
전 "설마.... 상윤형은 아니겠지"란 생각만 들더군요.
송탄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평택 구조대가 현장에서 나오더군요. 물어봤습니다.
"누가 못나온 겁니까. 괜찮은 거죠?" 대답을 않더군요.
순간 머리속에 무언가 스쳐가더군요. 안성에 근무하다 평택 구조대로 간 직원한테 직접 물었습니다.
"상윤형은 아니죠?" "......." 울면서 가더군요.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눈물만 나더군요.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송탄 구조대 팀장에게 얘기했습니다. "왜 혼자만 나오셨어요! 나오실려면 다 델꼬 나오셨어야죠...."
아무말이 없더군요. 패닉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조차도 못하더군요.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이까짓게 뭐라고. 왜 못나왔냐고.
질질 짜고 있으니 절 잘아시는 분이 와서 그러더군요. "민규야. 울지마라. 형이 미안하다. 내가 델꼬 나왔어야 하는데...."
같이 울었습니다. 시신은 평택 굿모닝 병원으로 일단 옮겼습니다. 그날따라. 제 색시 될 사람이 그날 응급실 근무였죠.
색시한테 연락이 오더군요. "어떡해....."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색시한테 울면서 그랬어요.
"많이 타진 않았냐.... 얼굴은 알아볼수 있냐.." 그나마 얼굴은 알아볼수 있는데 밑에만 탔다고.....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울면서 "잘 덮어줘라. 정말 훌륭한 소방관이고 구조대원이다....."
장례식장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울어도 울어도 자꾸 솟아나는 눈물을 멈출 도리가 없더군요..
상윤형 마지막 가는길. 거기서도 좌절했습니다. 불에 타죽은 사람을. 다시 불에 화장시키니 두번 죽이는거 같아서....
대전 현충원에 가서도.. 마지막 묻어주고 무덤 쓰다듬으며 "형... 이젠 편히 쉬길바래..." 이말밖에 제가 할게 없더라구요..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네요. 차디찬 무덤가에서 잘 있는지....
06년. 센터에서 각자 생활하다 구조대에 같이 발령받아 산전수전 다 겪어가며 3년여를 보낸 형이며 동료인데...
남겨진 형수님과 쌍둥이와 뱃속의 5개월된 아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제가 이번주 일요일 8일날 장가갑니다. 상윤형이 꼭 온다고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윤형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보고 싶습니다. 정말 보고 싶습니다......
[서경]다니..
댓글 13
저랑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의 남편도 현재 평택에 있는 소방서에서 근무중이세요. 당시에도 뉴스들으면서 남일 같지 않았는데...
기운내세요. 그리고 결혼 축하드려요.
고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으로 훌륭하신분입니다ㅡㅡ
평택분이신가요?
저도 안중입니다
굿모닝병원도 자주 가요
결혼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힘내셔요
화재가 참...그렇죠 구조해주시는 분도 사람인데 불구덩이에 들어가야하는..
구조대원분들 모드 처우개선이 시급한데..
미디어랩법이니 지들 돈만 되는거만 먼저 하고 있으니...
좋은곳으로 가셧을거라 믿습니다
훌륭한 분들이 이렇게 먼저 가시면 ㅠㅠ
아무쪼록 힘내시길..
힘내세요..
그리고 결혼 축하드립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뉴스에서 보고 알게 됐는데요..정말 안타까워 눈물이 납니다.
소방관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대한민국 국민들의 영웅이십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