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며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차이가 ℓ당 30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11일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12.72원 하락, 1347.82원을 기록해 경유(1320.02원)와의 가격 차이가 또다시 바짝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 11월5일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120원 정도였다. 이미 국내 많은 주유소에서 휘발유보다 경유를 비싸게 팔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이르면 12월 중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의 추락은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 본선인도(FOB)가격은 4분기(10∼12월)초만해도 배럴당 99.18달러였으나 가파른 하락세 속에 지난 11일엔 36.19달러로 분기초대비 63.5% 급락했다. 물론 같은 기간 경유도 많이 하락(-46.1%)했지만 휘발유의 낙폭이 훨씬 크다. 실제로 10월초만해도 배럴당 13달러 정도 경유가 비쌌지만 지난 11일엔 24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지난 상반기에도 경유는 국내 시장에서 잠시나마 휘발유를 추월한 적이 있다. 이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버스, 트럭 등 산업용 차량 연료인 경유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번은 경유의 인기 때문이 아니라 휘발유가 전세계적으로 흔해져 홀대 받기 때문이다. ‘자동차 왕국’인 미국에서 경기침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고 휘발유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시장이 이처럼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경기침체 속에서 중국, 인도 등에서 휘발유 제품이 쏟아지는 것도 휘발유의 몸값을 깎는 원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 시장에서는 언제나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휘발유가 수입되는 과정에서 교육세 등 과도한 세금이 붙으며 경유보다 비싸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제시장에서 벙커C유(고유황 중유)에까지 추월 당하는 이변이 생겼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