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누굽니까? 막국수나 물냉면 잘 한다면

어디든지 잘 쫓아갑니다.....오늘 날 잡아......420번 버스를 타고
개포동서 동대문까지는 50분 걸리죠....
동대문에서 내려, 단골집에서 곱창 2인분을 포장하고
다시 버스로 제기역에 내렸네요......



●내리자마자 퍼져오는 한약 내음..........

세상에세상에 오랜만에 오는 경동시장은
정말 활기차고 재밌더라구요.

값싸고 싱싱한 생선은 물론이지만 눈에 띄는 게 닭가게와
정육점들인데요...닭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4마리 만원,3마리 만원
돼지고기 삼겹살은 한 근에 6000 원이랍니다.

개고기를 많이 파는데, 우리도 중국처럼 개를 머리까지 통째로
올려 놓은 모습에서 정말 놀래겠더라구요.

게다가 개고기도 부위별로 나눠 파는 모습이라니....




●온갖 구경을 다 하면서 광성 상가 입구로 들어갔더니
좌측으로 주르르 3집이 나오더라구요.....
소문난 냉면집, 함흥냉면집, 춘천 막국수집



◆춘천 막국수.....

●완전 감동입니다. 들어가자 에어컨이 빵빵인데
메밀 삶은 물을 먼저 주더군요. 따스하고 좋습니다.
근데 가게 안에 메밀 자루가 쌓여 있고
제분 기계가 놓여 있구요. 밖에는 메밀면 빼는 기계가 있어요.
주문하면 그제서야 면을 빼더라구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던데요.

저는 막국수가 아닌 냉면을 시켰는데요. 얼음 슬러시된 시원한
국물을 갖다 주고. 오이와 돼지 고기가 얹혀진 메밀면을 갖다 주는데...
동치미 국물을 붓고 입에 넣는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1시간이나 걸려 여기까지 온 고생이 사르르
메밀향이 감도는 메밀면은 어디를 내놔도 빠지지 않는 맛이었구요.
약간 달게는 느껴졌지만(정통 평양냉면보다 아주 약간 달다는 이야기랍니다.)
그래도 밍밍한 동치미 국물하며, 정말 시장에서 이런 국물맛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전체적인 맛은 제가 좋아 하는 부평 막국수 맛을 닮았더라구요...
가격대비 최고 예술입니다.............


●담부터는 동대문에 오면 반드시 여기 와서 한 그릇씩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가끔 생각나면 행차도 하구요.....



◆함흥냉면

●춘천 막국수집에서 냉면을 먹은 후에
함흥냉면집으로 갔습니다. 회냉면을 하나 시켰는데요.
뭐, 제가 그닥 위대한 사람은 아니지만, 간김에 냉면맛을
살펴 보려고, 사실 냉면 두 그릇은 먹을만은 해요.....

밥도 아니고......사실 배불러 혼나긴 했네요.....


이 집도 감자전분면을 직접 뽑더라구요
감자전분도 좋고 양념도 좋고, 상당히 맛이 괜찮더라구요.
오장동의 함흥냉면집들보다 절대 뒤지는 맛이 아닙니다.


●함흥냉면을 드시러 오기엔 나름 좋을 듯한대요.

시원한 얼음이 섞인 육수를 갖다 주는 것을 본 순간 기절초풍
비린맛이 감도는 이상한 찝질한 육수맛에, 차가워서 그런가 싶었는데
뜨거운 것 마셔봐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이 집 육수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육수맛 때문에 비빔냉면도 이류로 만드네요....
이 집에서 물냉면 시키면 절대 안 되겠습니다.....

매운데 육수 마실 수도 없고, 정말.............
육수 때문에 기분 나쁘게 나왔네요.....



●소문난 냉면집은 유명하긴 해도
조미료 투성이의 맛이라는 파다한 소문 때문에 아예 무시했습니다.

게다가 분식집 수준의 얄팍한 맛이라는 소문을
무시할 수는 없겠죠..............



●제가 내린 결론은 춘천 막국수집의 냉면이나 막국수는
상당한 맛입니다....우래옥이나 다른 유명맛집 냉면에
못지 않은 맛이구요. 아주 강추합니다.

앞으로 경동 시장에 자주 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함흥냉면집은 비빔냉면이나 회냉면 좋아하시는 분은
어쩌다 드셔도 좋을 듯합니다..그러나 육수맛이 영 찝찌름합니다.




●이것저것 구경했으나 한약재는 못 샀어요...
나물류,떡,장아찌용 고추,호박죽...등등 반찬 거리만
좀 사갖고 왔지만 춘천 막국수 때문에 무척이나 므흣한 나들이가
되었답니다. 무거워서 팔이 끊어지는 듯 하더라구요...


담부터 차를 갖고 가든지 배낭을 매든지 둘 중 하나로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