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나에게는 동호회가 하나 있다.
2004년 새로운 스포티지가 나왔을 때. 너무나 간절히 원해서 얻게 된 나의 스포티지. 그리고 만나게 된 사람들 그들을 이어준 동호회.
12만에 가까운 킬로수만큼이나 자동차란 한가지로 이어준 많은 인연들.
처음 출고를 받고 첫 모임에 나가서 광역장이었던 형이 붙여주었던 동호회의 스티커.
다른 스티커들은 치장인양 떼었다 붙였다 했으면서도 누렇게 빛바래고 여기저기 뜯겨나가고.
떼어야지 떼어야지 한개 벌써 몇달.
아직은 쉽게 떼어내지 못하는 건 그 시간만큼 함께했던 기억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백수인 나에게 언제나 힘내라며 눈치보며 밥먹지 말라던 형들.
술한잔을 기울이며 응석부리듯 주정하던 형들.
취업이 되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주고 어서 술을 사라며 환히 웃던 형들.

그 시간을 무어라 정의해야 할까...?

지금은 많은 시간이 흐르고 대부분의 인연은 기억 속에만 있지만 문득문득 길을 가다 생각이 나기도 하고.
가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일때 후회하지 않는 일들 중 손에 꼽으라면 꼽을 수 있는 나의 스포티지.
4년이 훌쩍지나 이제는 진정 나만의 모빌이라는 느낌을 주어서도, 그간 들인 시간과 정성을 언제나 아깝지 않게 보여주어서도 아닌.
길 위에서 내가 가고 이 녀석이 함께 했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때문일게다.

나에게 동호회란 이제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이고 가끔 모이는 모임에도 뻘쭘하기 그지없지만.
나의 한 부분이니까.

아직도 나에게 좋은 인연을 보내주고 나를 기쁘게 하는 그런 모임.
나의 스포넷.

보고 싶네요 다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