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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오비™

자유 ♡ 2008년 2월2일 스포폐인 "SPONET" 토요일 서경방 출석부 ♡







어렸을 때 내 소원이 뭐였는 줄 아니?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것.

어떻게 알았어?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어렸을 때 나는 사랑하는 것은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아주 깊은 속에 있는 아주 내밀한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서로에게 옮겨주듯 말해주는 것, 비밀을 나눠 갖는 것이라고.

다른 사람은 못 알아듣는 이야기를 그는 알아듣는 것이 사랑이라고.


좀 더 자라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다는 것은

약한 나의 존재들을 얼마나 안정시켜 줄 것인가.

새벽에 혼자 깨어날 때, 길을 걸을 때, 문득 코가 찡할 때,

밤바람처럼 밀려와 나를 지켜주는 얼굴.

만날 수 없어 비록 그를 향해 혼잣말을 해야 한다해도

초생달같이 그려지는 얼굴.


그러나 일방적인 이 마음은 상처였다.

내가 지켜주고 싶은 그는 나를 지켜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좀 더 자라 누구나 다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갖고 싶은 꿈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랑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거기다 우리가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사랑은 영원해도 대상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했을 때,

사랑이란 것이 하찮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영원을 향한 시선과 몸짓들이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난 듯이 사라져버리다니,

멀어져버리다니..

사랑은 점점 그리움이 되어갔다.

다가갈 수 없는 것, 금지된 것. 이제는 지나가 버린 것,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향해 그리움은 솟아나는 법이다.

사랑을 오래 그리워 하다보니 세상일의 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성과 소멸이 따로 따로가 아님을....

아름다움과 추함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해와 달이, 바깥과 안이, 산과 바다가, 행복과 불행이...

그리움과 친해지다 보니 이제 그리움이 사랑 같다.

사랑이 와서, 우리들 삶 속으로 사랑이 와서, 그리움이 되었다.

사랑이 와서 내 존재의 안쪽을 변화시켰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사라지고 멀어져버리는데도 사람들은 사랑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은 건 사랑의 잘못이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의 위력이다.

시간의 위력 앞에 휘둘리면서도 사람들은 끈질기게

우리들의 내부에 사랑이 숨어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아이였을 적이나 사춘기였을 때나 장년이었을 때나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을 관통해 지나간 이름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신경숙 / 아름다운 그늘 中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욱 우둔해 지리라

가능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 공상적인 고통은 가능한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 하루를

의미있고 분별있게 살아가는 사람의 일원이 되리라.

아,나는 많은 순간들을 보다 많이 가지리라

사실은 그러한 순간외에는 다른 의미없는 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에두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대신 순간만을 맞으면서 살아가리라.

나는 지금까지 체온계와 보온물병, 레인코트 우산이 없이는

어느곳에도 갈 수 없는 그런 무리중의 하나였다.

이제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보다 장비를 간편하게 갖추고 여행길에 나서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초봄부터 신발을 벗어 던지고 늦가을까지 맨발로 지내리라.

춤추는 장소에도 자주 나가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자주 꺾으리라.


내영혼의 닭고기 수프중




산더미 같이 쌓여진 그릇을 씻기 위해 개수대 앞에 선다.

밥공기들을 하나하나 '퐁퐁'을 묻혀 닦아내다가

문득 씻지도 않고 쓰이는 마음이 손 바닥에 만져진다.

먹기 위해 쓰이는 그릇이나,살기 위해 먹는 마음이나

한 번 쓰고 나면 씻어두어야 다음을 위해 쓸 수 있는 것이라 싶었는데....

그러나 물만 마시고도 씻어두는 유리컵만도 못 한 내 마음은

더렵혀지고 때묻어 무엇 하나 담을 수가 없다.

금이 가고 얼룩진 영혼의 슬픈 그릇이여...

깨어지고 이가 빠져 쓸데가 없는 듯한 그릇을 골라 내면서

내마음도 이와 같이 가려낼 것은 가려내서 담아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누룽지가 눌러 붙어서 좀 처럼 씻어지지 않는 솥을 씻는다

미움이 마음에 눌러 붙으면 이처럼 닦아내기 어려울까...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나는 주전자를 보면서

씻으면 씻을수록 반짝이는 찻잔을 보면서

영혼도 이와 같이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나게 할 수는 없는 일 일까

그릇은 한 번만 써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뼈 속까지 씻으려 들면서도

세상을 수 십년을 살면서 마음 한 번 비우지 못 해

청청히 흐르는 물을 보아도 때묻은 情을 씻을 수가 없구나

남의 티는 그리도 잘 보이면서도 제 가슴하나 헹구지도 못 하면서

사람들은 오늘도 아침 저녁을 종종걸음치며

죄 없는 냄비의 얼굴만 닦고 닦는 것이다......
























































♬ Actor J - 사랑하기 때문에






2월의 첫번째 토요일 입니다~~~

참고로, 설 선물을 택배로 보내실분들은 오늘안에 꼭 보내셔야 합니다~

금일이 일반택배 마감입니다 ㅋㅋ


♡ 오늘 하루도 스포넷 서경가족 여러분께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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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9
[서경&충]대나무
새벽에 출석첵....ㅎㅎ 멋진 주말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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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200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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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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