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때늦은... 신입 정모 탐방기.
- [서경] 킴사장
- 조회 수 188
- 2007.09.06. 01:13
작년 겨울이던가.
망년회 하나 가려고 수선 떨다가 길바닥에서 경미한 접촉사고가 났죠 아마.
근데 상대가 바로 동포인 스포티지!
운전자는 동생뻘 남자였는데 서로 갈 길이 바빠 그날은 찢어지고.
다음 날 공업소에서 만나 담배 피면서 언제 봤다고 사이도 좋게 이런저런 수다잔치 하는 와중에.
스포티지 동호회 쑥스러워 못나가겠으니 우리 함께 나가보자! 며 합의를 봤네요 글쎄.
생면부지에 둘이서 사고 치고는 사고 합의는 나몰라라 하고 동호회 동반참가 합의를 보다니!
허나 그와의 인연도 거기서 쫑.
서로 주고받은 명함만 쑥스럽게 분실한 이 마당에.
가뜩이나 호기심 있던 동호회. 세월 흘러 나 홀로 방문하게 된 나.
토욜 새벽까지 먹은 술 땜에 머리 깨져라 일어나 주말 종일수면 원칙을 깨고서 정모 갑니다.
고로 아침부터 걸리면 제대로 아작 나는 음주운행 되겠습니다.
내비 없이도 꿋꿋이 가는 길. 88에서 팔당 들어가는 길 역시 제대로 지나쳐 줍니다.
마침 옆에 또 웬 스포티지 하나가 서서 아침부터 담배 걸지게 피워주시고 있네요.
차 굳이 세우고 내려 다가갑니다.
아저씨. 쩌기 팔당대교 지나쳤는데 어디로 다시 들어가요? - 저기 유턴하는 데 있어요.
근데 아저씨도 스포티지 동호회? - 네? - 아 네. 안녕히.
45번 국도 구비구비 돌아 46번으로 들어갑니다.
학교 때 엠티 다니던 대성리가 이 동네였어? 기차역은 어딨지? 이러면서.
그러다 저만치 앞에 스티커 무쟈게 붙은 파란색 스포티지 발견.
눈치상 저 차만 따라가면 된다 싶어 똥줄 타게 따라붙습니다. 되게 빠르십니다.
나아아중에 알고보니 김C님이시더만요.
비상등으로 인사하셨다는데 소인 아직 신입인 관계로 인사법을 익히지 못해 그만 씹어드렸네요.
혼자 갔더라면 죽자고 헤맸을 길. 덕분에 잘 도착했어요. 네.
모두 한줄로 일일히 인사해주십니다. 하나같이 줄줄이 닉네임 밝혀주시면서.
이거 웬걸. 내 닉네임도 낯설기 짝이 없어 죽겠는데.
킴사장이에요! 한마디 인사 하기가 심히 어색어색하여 그만...
저 킴스클럽 사장 아니구요. 걍 김사장은 넘 노말해서 쫌 세게 킴으로 질렀어요!
라고 속으로만 혼잣말 하며.
닉네임 문화에 대한 적응 땀나게 하는 북새통에 슬쩍 보니.
주차장에 도미노마냥 사열되어 있는 저 스포티지 군단.
스티커들은 기본이요 어찌나 금방 뽑은 새 차마냥 삐까뻔쩍하신지들.
여기저기 쳐박혀 찌그러지고 사방팔방 쳐긁혀 기스 투성이며.
차 치장에 10원 한장 안쓴 나의 쌩스포티지 쳐다보니 살짝 창피하기까지 하더이다.
역시 다들 하나같이 으리으리한데 내 차만 질펀하게 만신창이일 줄... 내 이럴 줄 알았어요 흑.
앞으로 동호회 나가기 전에 공장 가서 싹 다 펴야 할까 싶다는.
식사합니다. 여성회원 두분과 남자회원 한분과 나의 4인용 식탁.
역시 누가 한민족 아니랄까 봐 앉자마자 일단 나이들 차례로 까주시고. 밥뚜껑 열기 무섭게.
다이벙개가 뭐에요? 무전기를 CB라고 해요? 차창에 빗물이 안닿고 하늘로 날라간다구요? 그게 진짜에요?
호떡집 불난 듯한 신입생다운 질문들 내 입에서 마구 쏟아지는데. 다들 몹시 친절하십니다. 감사.
밥 뚝딱 먹고 구름과자 타임. 이번엔 30대 아저씨들 틈바구니에 끼어서리.
떼빙의 개념과 역사와 사례와 의미. 그리고 스티커의 종류와 가격과 구입요령과 부착위치 등.
신입회원으로서의 설 자리와 갈 길에 관해 피와 살이 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네.
자. 이제 메인행사 하러 실내 체육관으로 이동.
가위바위보 해서 다른 회원님 차 타고 가면서도 드는 생각은 역시... 남의 차는 다 깨끗해... 흠.
체육관 들어가자마자 서경 광역장님한테 불려가 간담회 교육 받습니다.
사실 신청이고 나발이고 안했건만 앰블럼 때문에 들러붙습니다.
다행히도 바다님이란 분 속 너그러우신지 앰블럼 받아 보물 챙기듯 꼬불치고!
허나 나같은 회원님 나 말고 두 분 더 계셔 외롭지 않았다는.
행사 갑니다.
첫번째는 줄다리기 할 줄 알았건만 줄을 가운데 두고서 테레비에서만 보던 OX 퀴즈.
뭐 탈락 됐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또 튕겨나오는 심심한 입장이었기에 별 인상적이지 않아 건너뛰고.
아. 이순신형님이 오른손잡이였고. 곰 젖꼭지가 4개라는. 참교육의 현장이었다고 사료됨.
두번째 2인3각 달음박질 행사에서 그만... 혀니님이란 분과 내가 혼연일체 되어...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쾌거가! 팀을 살리는데 일조했다는 보람이!
키보드와 마우스 세트라는 상품으로 돌아오더이다. 어찌나 뿌듯하던지 원. 우워어~
허나 세번째 행사인 대대적인 경품 추첨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장급 임원진들 늠름하게 차례대로 인사해주시고. 사회자분 능수능란하게 진두지휘 해주시는데.
차례대로 경품들은 회원님들에게 휙휙 날라가고. 화기애애 행사도 저물어가는 판국에 글쎄!
60명 회원 중 저도 그만 야구모자랑 야구공세트 경품에 철커덕 붙어버리고 마는 행운이!!
한우갈비세트면 아마 옷 벗고 춤이라도 추었을테지만.
그러지를 못해서 모자는 정모동기 자유혼님 손에 쥐어줘버리고...
우쨌든둥 간만에 떼로 놀아본 즐거운 그 날의 행사는.
프랭카드 뒤 단체사진으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애시당초 정모 당일 아침까지 갈까 말까 했었지만.
그렇게 교외에서 초면의 회원분들과 하루종일 보내고 보니.
뭐 정모 안왔으면 또 진종일 영화 링 귀신마냥 꺼꾸로 테레비속으로 겨들어갔을테고 해서.
간만에 흡족한 하루 되었더랬습니다.
초보도 아니면서 운전이라면 간다. 선다 두개가 전부이던 나.
삽시간에 운전에 관한 갖가지 제반 상식과 경험들이 난무하는 대화에 섞이다보니.
하루종일 관리 잘 된 차들을 단체로 구경하다 내 차를 뒤돌아보게 되니.
몇가지 생각들도 들고 해서. 여러 모로 사뭇 고마운 하루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끝으로.
애쓰신 모든 임원분들 감사하다고.
많은 회원분들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사 드립니다.
ps.
이제 정모는 두번다시 혼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충격적인 귀경길.
난생 처음 시골에서 집으로 혼자 3시간 차 몰고 오는 그런 적막한 행위...
난 무전기도 없는데...
그래도 정모에서 선물 받은 트로트 리믹스 씨디가 제 정신건강을 살렸습니다. 네.
다음 부터는 필히 회원분들 차에 묻어 카풀을 하거나 조카들이라도 달고 가야 할듯. 흑...
댓글
13
[서경]허수아비
[서경]청용
[서경]바티스타™
[서경]티지™
[서경]터프아리
[서경]꺄오스
[서경]아벨라
[서경]꼬꼬
[서경]규민mommy
[서경]ⓟⓞⓚⓔⓡ
[서경]티지™
바다™
[서경]시슬리
02:21
2007.09.06.
2007.09.06.
ㅎㅎ 정말 실감나게 쓰셨네요...
다음번 오프에서 또뵈요...^&^ (16일 다이벙개가 가장 빠른가요???)
전 회원분들뵙고 다이 구경하러 참석하려 합니다...^^* (머좀 배워볼까 하고요...ㅋ)
다음번 오프에서 또뵈요...^&^ (16일 다이벙개가 가장 빠른가요???)
전 회원분들뵙고 다이 구경하러 참석하려 합니다...^^* (머좀 배워볼까 하고요...ㅋ)
02:55
2007.09.06.
2007.09.06.
08:12
2007.09.06.
2007.09.06.
08:48
2007.09.06.
2007.09.06.
09:18
2007.09.06.
2007.09.06.
09:26
2007.09.06.
2007.09.06.
킴사장님 쓰신 장르가 수필일까요,소설일까요?
뒤게 잼나네요....ㅎㅎㅎ
함꼐 식사하신 분 저 아벨라,시실리님,새운동화님 이셨습니다.
옆 테이블에 초복님 가족,꼬꼬님 커플이었구요~
모두가 정모 신입이어서 올까말까 쑥스러운 고민했다 합니다,.
잘 오셨습니다,.킴사장님 추점되신 모자 보고 우리 여성횐님들은 뒤에서 쑥떡 먹으 거 모르시죠?
모자 맞을까,안 맞을까...결국 안 맞을거라는 예상이 어떤 횐님의 손에 들려진
모자의 운명을 보고 알았더랬지요...킴사장님은 얼큰이래요~~
글 자주 올리세요,.너무 잼나게 쓰시네요..
필독하겠습니다...^^
뒤게 잼나네요....ㅎㅎㅎ
함꼐 식사하신 분 저 아벨라,시실리님,새운동화님 이셨습니다.
옆 테이블에 초복님 가족,꼬꼬님 커플이었구요~
모두가 정모 신입이어서 올까말까 쑥스러운 고민했다 합니다,.
잘 오셨습니다,.킴사장님 추점되신 모자 보고 우리 여성횐님들은 뒤에서 쑥떡 먹으 거 모르시죠?
모자 맞을까,안 맞을까...결국 안 맞을거라는 예상이 어떤 횐님의 손에 들려진
모자의 운명을 보고 알았더랬지요...킴사장님은 얼큰이래요~~
글 자주 올리세요,.너무 잼나게 쓰시네요..
필독하겠습니다...^^
09:26
2007.09.06.
2007.09.06.
아하 저희 옆테이플 아벨라 시슬리님과 같이 안자계셨던분
그리고 게임할때 저희 뒤에 계셨던분^^ 너무 방가웠어요
저희팀이 1등이죠 ㅋㅋ 아참 야구세트 탐났던거였는데
이번에 16일날 다이번개 있네요 시간되시면 참석하세요 ㅎ
글 너무 잘쓰시네요^^
아침에 웃음이 만발 ㅎ
그리고 게임할때 저희 뒤에 계셨던분^^ 너무 방가웠어요
저희팀이 1등이죠 ㅋㅋ 아참 야구세트 탐났던거였는데
이번에 16일날 다이번개 있네요 시간되시면 참석하세요 ㅎ
글 너무 잘쓰시네요^^
아침에 웃음이 만발 ㅎ
09:41
2007.09.06.
2007.09.06.
아~~ 어느분인가 했더니.. 아벨라님과 함께 식사하셨던 분이셨군여... ^^
글을 정말 맛깔스럽게 쓰시네여...
16일 분당 율동공원에서 다이번개 있어여.. 시간 되심 오세염..
근데 지름신 오실지도 몰라여~~~ ㅎㅎ
글을 정말 맛깔스럽게 쓰시네여...
16일 분당 율동공원에서 다이번개 있어여.. 시간 되심 오세염..
근데 지름신 오실지도 몰라여~~~ ㅎㅎ
09:43
2007.09.06.
2007.09.06.
10:08
2007.09.06.
2007.09.06.
10:26
2007.09.06.
2007.09.06.
11:08
2007.09.06.
2007.09.06.
12:57
2007.09.06.
2007.09.06.
오프모임 자주나오시면 여러가지로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