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아빠.....  


토요일날 과음으로 헤롱헤롱
(헤롱헤롱이라는 시어는 범인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일정한 경지에 도달한 시인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멋진 표현이다)

핸드폰 없어지고
(그냥 잃어버렸다고 하면 되는데 이 시에서는 '없어졌다' 즉, 제 발로 사라졌다고 책임을 핸펀에 전가)

일요일 대건이 돌 잔치 참석하고
(돌잔치라는 은유를 사용해 '돌아버리겠다'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함)

오랜간만에 동생 형님과 자양동으로 이동 중 불편한 속으로
(동생 형님이라는 표현으로 일행이 여럿임을 암시...믹서기님 시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먹었던 모든걸 88도로에서 반납하고....
(시인은 여기서 우리나라 도로정책의 불만을 여실히 표현한다.....멋진 표현이다)

자양동 롯데 시네마에서 화려한 휴가 보면서 쿨하게 단잠을 자고...
(영화의 내용이 광주사태므로....아예 잠을 자는 것으로 비극을 잊고자하는 시인의 절규가 드러난다)

중곡동 집에가서 어머님에게 연락 안 된다고 열나게 잔소리 듣고
(여기서 사라진 핸펀을 다시 강조한다....연락이 안된다는 비유는 얼마나 적절한가? )

안산집 도착하니 딸들 모두 차안에서 주무시고
(시인의 행동반경이 넓음을 보여준다. 자양동 - 중곡동 - 안산으로 이어지는 시인의 행보는 시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공간의 다양성이며....차 안에서 잠든 딸들은 그 기다람의 시간이 길었음을 표현한다)

큰애부터 안고 4층까지 올라오니
(순서에 입각해 큰 애 부터...여기서 시인은 참으로 순리적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게 드러난다)

마누라 핸드폰때문에 다시 잔소리 듣고
(마지막으로 강조되는 '사라진 핸펀' 이 시의 주조가 되는 핵심이다. 핸펀 찾아달라!!)

두쨰 모시고 올라오니......
(큰애를 4층까지 안고 올라갔던 일이 힘들어 둘째는 깨워서 제 발로 올라가게 했음을 암시)

하늘이 노랗게 물 들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노랗다고 표현하는 시인은 우리 시대 참된 시인이다. 다른 시인이라면 '노리끼리'하다고 밖에 표현 못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