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근은 아침 8시까지 입니다.
하지만 회의실에는 5분전에 들어가야 하니,
그보다는 일찍 집을 나서야만 합니다.

그날따라 늦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꾸물거리다 일어나보니
차를 몰아가도 겨우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다다를 것 같은 시간이더군요..

'큰일났다..'

별로 욕 안먹고 살려고 했는데,
지각하는 걸로 욕먹으면 체신이 서질 않습니다.

시동걸고..
세수도 안하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습니다..

사회에서는 구경도 못할 발목의 고무링이라는게
아직도 불편하고 갑갑하기만 합니다..

한참을 몰아서
팔랑리를 거쳐 도솔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풍경들..
그날따라 어찌나 밟아댔던지..

차가 휘청휘청 대더군요..

또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갑니다..

제길..
여기 날씨가 그렇지 뭐..

안개등을 켜고,
속력을 줄이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늦으면 낭패인데....'

벼래별 변명을 다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환자 생겼다고 핑계를 댈까?
중대에 볼일 있다고 하고 동훈이를 회의에 밀어넣을까?

동훈이는 저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분대장입니다..

그러다...

안개가 걷혔습니다...

8RG가 가까워지는 모양입니다..

무심코 돌아본 팔랑리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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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리가 새하얗게 가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만..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길 한 편에 정차시키고 나서..
길가로 다가섰습니다..

다가갈수록..
가려져 있던 길가의 무성한 풀사이로
모든 것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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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 레일을 넘어서자
모든 것이 한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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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한참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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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Wilson, Walk Away Ren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