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결혼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
- Vacuum Clea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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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1.24. 18:35
나의 집은 충남 논산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자란 것은 중학교 때까지이고, 그 이후 진학을 이유로 대전으로, 서울로 나와 있어야 했다. 그때는 몰랐다. 아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다시는 고향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나는 결혼을 두어 달 앞두고 있다.
우리 집은 4남매인데, 모두 진학과 직장을 이유로 서울에서 살고 있다. 논산 시골집에는 부모님만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시는데,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 사실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며칠 전에는 부모님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 토요일을 끼고 논산에 내려갔다.
농촌은 한창 농번기라서 부모님은 내가 내려간 것을 반길 여유조차 없으셨다. 고추 따랴, 자두밭에 자두 따랴, 들깨니 고구마니 벌여놓은 농사일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 같으면 하루쯤 딸을 위해 일을 멈추실 수 없나, 하는 철없는 생각이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왠지 달랐다. 엄마는 농사일을 끝내고 어둑어둑해 집에 들어오면 당신 손으로 밥을 하는 게 가장 싫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문득 떠올랐다.
없는 솜씨에 계란찜이며 감자볶음이며 김치찌개 등을 만들어 한상 차려놓고, 밭으로 부모님을 모시러 갔다. 일을 마치신 엄마는 '딸이 차려준 밥상을 받으니 좋다.' 며 너무나도 기뻐하셨다. 식사 후 보약처럼 좋아하시는 커피도 타드리고, 설거지도 해치우고…. 정말이지 오랜만에 딸 노릇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은 한편 코끝이 시큰해졌다.
'시집가려니 철든다.' 며 장난삼아 하신 아빠의 말씀을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으면 좋았을테지만, 지금이라도 철 들어준 나를 기특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부모님께 정말로 잘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우리 집은 4남매인데, 모두 진학과 직장을 이유로 서울에서 살고 있다. 논산 시골집에는 부모님만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시는데,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 사실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며칠 전에는 부모님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 토요일을 끼고 논산에 내려갔다.
농촌은 한창 농번기라서 부모님은 내가 내려간 것을 반길 여유조차 없으셨다. 고추 따랴, 자두밭에 자두 따랴, 들깨니 고구마니 벌여놓은 농사일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 같으면 하루쯤 딸을 위해 일을 멈추실 수 없나, 하는 철없는 생각이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왠지 달랐다. 엄마는 농사일을 끝내고 어둑어둑해 집에 들어오면 당신 손으로 밥을 하는 게 가장 싫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문득 떠올랐다.
없는 솜씨에 계란찜이며 감자볶음이며 김치찌개 등을 만들어 한상 차려놓고, 밭으로 부모님을 모시러 갔다. 일을 마치신 엄마는 '딸이 차려준 밥상을 받으니 좋다.' 며 너무나도 기뻐하셨다. 식사 후 보약처럼 좋아하시는 커피도 타드리고, 설거지도 해치우고…. 정말이지 오랜만에 딸 노릇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은 한편 코끝이 시큰해졌다.
'시집가려니 철든다.' 며 장난삼아 하신 아빠의 말씀을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으면 좋았을테지만, 지금이라도 철 들어준 나를 기특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부모님께 정말로 잘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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