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아는 사장님과 식사하러 가다가 현대차 영업소가 보이고 투싼ix가 전시돼 있길래, 바로 들어가 구경해 봤습니다. 출시되고 난 뒤 그 동안 혼자 맘속으로 넘어갈까 말까 살짝 고민중이었거든요.

실차 구경하고 난 결론은...... 바로 맘 접었습니다.
저는 장남이라 부모님 모시는 경우가 많아서 차 살 때 뒷좌석부터 확인해 보곤 합니다.
그런데 투싼ix 2열 시트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좌석 각도조절이 아예 불가능하더군요.
승용차 6:4 폴딩시트 아시죠? 그거랑 똑같습니다. 짐 싣을 때 앞으로 완전히 접는 것만 가능하고 뒤로는 고정 걸쇠가 있어 전혀 각도 조절이 안됩니다.
제가 전에 몰던 차가 구형 싼타페였고, 지금은 스퐁이인데 두 차 모두 뒷좌석 각도조절이 가능했던 걸 생각하면 제겐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거 뭐 SUV의 특권을 포기한 거 아닌지......
SUV가 승용차에 비해 갖는 중요한 장점 중 하나가 2열 시트의 변형이 보다 자유로워 실내공간 활용과 거주성이 높다는 점 아닌가요?
차 구경할 때 영업사원이 옆에 있길래, "어 이거 시트 각도조절이 안되네요?" 하고 물어보니 그 분도 상당히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같이 가신 사장님께서는 보고 그러시데요. "뭐야 이거, 뒤에는 그냥 화물차인거야?" ㅋㅋ (참고로 그 사장님도 SUV를 타십니다.)

제 짐작으론 이것도 원가절감책의 하나가 아닌가 싶더군요. 아무래도 고정식 시트가 우리 스퐁이에 달려있는 2열시트보단 원가가 싸겠죠. 부품이 확 줄어들테니...

트렁크 쪽 바닥덮개를 들어보고도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바로 바닥 철판이 보이면서 스페어타이어만 휑하니 들어있더군요. 어찌나 초라해 보이던지...... 스퐁이에 들어있는 바닥 사물함 같은거 절대 없습니다.
이건 아마 2011년형 투싼ix 나오면 가격 몇십만원 올리면서 반영되겠구나 싶더군요.

파노라마 썬루프에 상당한 관심이 있어 유심히 봤는데, 여기서도 원가절감 티가 납니다. 햇볕가리개가 정말 얇고 싸보이데요. 물론 앞뒤로 썬루프가 달리다보니 가리개가 수납될 공간이 좁아 얇게 만드는거야 이해하는데, 그 재질이 정말 싸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측해 본 게 아니라 그냥 느낌일 수도 있지만 1,2열 거주공간(실내전장)이 오히려 우리 스퐁이보다 좁아보였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스퐁이보다 트렁크 공간은 조금 더 크고, 앞쪽 센터페시아의 돌출 거리가 스퐁이보다 상당히 길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센터페시아 끝부분부터 전면유리까지가 정말 멀더군요.
같이 간 사장님이 차를 처음 보시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어 이거 자네 스포티지보다 실내가 좁아 보이는데" 였던 걸 보면, 저 혼자만의 느낌은 아닌가 봅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물론 시승을 안해봤기에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엔진과 미션에 대해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기에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겠지만, 전 실내공간의 요모조모를 꽤 중시하는 스타일이라 실망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R엔진과 6단미션이 부럽긴 하지만, 거의 시내주행을 하는 제 입장에선 별 메리트가 없습니다. 넘치는 힘과 순발력... 어디다 쓰겠습니다. 오히려 실내 쓰임새와 만듦새가 중요하죠.)

결국 차를 갈아타게 된다면 쏘렌토R로 가거나, 내년에 나올 SL을 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중형SUV보다 컴팩트SUV를 2만배쯤 선호하는 입장이라서... 부디 SL이 정말 잘 나와야 할 텐데요...

암튼 이상 허접한 투싼ix 눈팅기 였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