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로 관세·환경기준 혜택 노려
한국시장 공략할 듯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타결로 일본과 독일 자동차 업체의 미국 공장 생산분 수입이 크게 늘 전망이다. 특히 FTA에서 소외된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업체들은 이미 우회 수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독일 차도 미국 차로 인정돼 관세 인하 효과는 물론 환경, 안전 기준 완화 혜택도 고스란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 닛산 등은 자사의 대표 차종을 미국 공장에서 국내로 수입하는 구체적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엔고와 높은 일본내 생산 비용으로 약화한 가격 경쟁력을 만회할 기회로 판단하고 있는 것.
실제로 한미 FTA 발효시 4% 관세 인하가 적용될 경우, 이에 연동되는 특별소비세와 교육세까지 포함, 미국에서 생산되는 캠리, 알티마 등은 운송비용을 제외하고도 130~150만원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또 일본에서 직접 들여 올 때 거쳐야 하는 국내 배출 가스,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일본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내 수요 감소 때문. 도요타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내년 글로벌 생산 대수를 올해 예상치보다 20만대 적은 780만대로 잡았으나 미국내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닛산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이미 미국 공장에서 들여 온 뉴 알티마를 올해 국내에서 11월까지 2,000대 이상 판매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닛산은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G2.5모델을 미국에서 들여 오면 한미 FTA 발효시 가격 경쟁력이 높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내년 글로벌 생산비용 절감차원에서 대표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생산시설을 일본에서 미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닛산은 미국산 SUV까지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이 높아 졌다.
반면 BMW와 폴크스바겐 등 미국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는 독일 업체들은 급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ㆍ유럽연합(EU) FTA가 준비 중인데다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기 때문. 다만 BMW는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생산, 수입하는 스포츠카 Z4와 SUV X5, X6가 한미 FTA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현재 국내 판매 가격이 8,950만~9,570만원이어서 400만원 정도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세 차종은 국내에서 올해 11월까지 약 1,500대가 팔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미 FTA 발효시 일본과 독일 업체들이 미국 판매 상황에 따라 밀어내기식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며 "두 나라 업체들은 우리나라를 주요 틈새 시장으로 톡톡히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ttp://media.daum.net/economic/autos/view.html?cateid=1074&newsid=20101208215908172&p=hankoo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