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대하여~~}  
              -시인 이기철님-


구르는 것이 일생인 삶도 있다

구르다가 마침내 가루가 되는 삶도 있다

가루가 되지 않고는 온몸으로 사랑했다고 말할수 없으리라

뜨겁게 살수 있는 길이야 알몸밖에 더 있느냐

알몸으로 굴러가서 기어코 핏빛 사랑 한번 할수 있는것이야  맨살밖에 더 있더냐

맨살로 굴러가도 아프지 않은 게 돌맹이밖에 더 있느냐

이 세상 모든것, 기다리다 지친다 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지치지 않는 게 돌밖에 더 있느냐

빛나는 생이란 높은데만 있는것은 아니다

가장 치열한 삶은 가장 낮은 데 있다고

깨어져서야 비로소 삶을 완성하는 돌은 말한다

구르면서 더욱 단단해지는 삶이,

작아질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삶이 뿌리 가까이 있다고

깨어지면서 더욱 뭉쳐지는 돌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