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죠...

규제를 하면 자유가 억압받고, 규제를 안하면 도를 넘어서고...

저 역시 표현의 수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심정입니다만

아래의 뉴스 기사는 잘 잘못을 가리기 전에 씁쓸한 웃음부터 나오네요...

주부도 경솔했고, 경찰도 과했고....








30대 주부가 ‘대통령 살인음모’?



대구에 사는 주부 최아무개(37)씨는 지난 2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무시무시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5일 인터넷의 한 실내장식 카페에 최씨가 올린 글이 ‘대통령 살인음모’로 의심된다며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최씨가 올린 문제의 글의 내용은 이렇다. “돈 낼 의향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일본서 한다고 했죠… 일본 야쿠자를 사든지 (쥐새끼 척결을 야쿠자손 빌리기 싫지만) 프랑스 용병을 사든지 해서 쥐새끼 쏴죽이고 싶습니다. 돈내실 분….” 이 글에는 “러시아 마피아 섭외는 안 될까요?”, “빚을 내서라도 보탭니다” 등 농담으로 쓴 댓글들이 붙었다.

물론 실제 모금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씨는 “화가 나서 농담으로 쓴 글이고, 이 글을 읽고 진지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만 진지하게 반응했다. 이 글을 읽은 한 시민이 경찰청 홈페이지에 최씨의 글이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는 글”이라고 신고했고, 경찰은 곧바로 이 사건을 신고자의 주소지인 대구 수성경찰서에 넘겼다.

대구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킬러를 고용하겠다’는 내용 등이 수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넘겼으며, 이 글의 내용이 ‘살인음모’에 해당하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예비·음모죄는 살인을 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하는 범죄로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강력범죄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사무국장인 구인호 변호사는 “과장된 항의성 글을 두고 경찰이 살인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음모죄’로 수사까지 벌이는 것은 법을 지나치게 확대해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무리한 수사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4월에도 한 대학생이 인터넷 매체 만평코너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저격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올려 경찰이 해당 매체 대표와 제작자인 대학생을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12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