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6-06-27 11:53]  

자동차 금형산업 큰 피해 우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자동차 분야의 첨단 산업기술을 빼돌려 중국 등 제3국으로 유출해 3천억원 가량의 피해를 준 산업스파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7일 자신이 근무하던 벤처기업의 자동차 금형분야 첨단기술을 빼돌려 동종 업종기업을 만든 뒤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에 제품과 함께 설계도면 파일을 판매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A사 대표이사 최모(45)씨와 대표 박모(3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A사 설계원 박모(26), 노모(27)씨와 영업팀원 김모(26.여)씨, 자금을 대준 임모(4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동차 보닛.트렁크.문짝 금형 설계 및 제작 업체인 ㈜D사의 해외영업팀 과장과 대리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초 설계부 사무실의 설계용 메인컴퓨터에 접근해 2차원, 3차원 설계용 프로그램과 자동차 금형 설계 핵심 데이터 베이스 파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올해 초 ㈜D사를 그만두고 ㈜A사를 설립한 뒤 빼돌린 도면을 이용해 금형 제품을 생산한 뒤 중국 현지 금형 업체에 접근해 제품과 도면 파일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사는 미국 G사과 일본 N사, D사 등 해외 유명 자동차업체에 보닛, 트렁크, 문짝 금형을 설계 또는 제작 납품하는 업체로, 그동안 기술개발 및 데이터 베이스화 작업에 3천500억원 상당을 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등이 빼돌린 기술은 자동차 금형 설계용 2차원, 3차원 프로그램과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든 금형 설계 데이터 베이스 1천 아이템, 미국.일본.중국 회사의 자동차 외판 관련 시뮬레이션 자료들로 A1용지 2만장에 달하는 분량이다.

대만과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들이 제공한 금형과 도면을 이용해 자동차 신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빼돌린 기술을 이용한 제품 생산을 위해 노씨 등 ㈜D사의 핵심 설계원 2명도 끌어 들였고, ㈜D사의 하청업체 대표인 임씨로부터 법인 설립 자금 및 사무실 임차금 등으로 2억원의 자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D사가 직원들로부터 대외비 서약서를 받고 메인컴퓨터 접속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가동했지만 간부와 설계원, 하청업체 대표가 공모하는 바람에 기술 유출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이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국내 자동차 금형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