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026] 여러분. 스포티지 너무 오래타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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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30(월) 드디어 스포티지와 이별을 했습니다...
저의 첫째 매형의 첫차이자 2012년 6월 처음으로 받아본 제 첫차를 보냈습니다.
2004년 9월 1일 차량등록이 된 친구는 그렇게 20년의 세월을 거쳐 2024년 9월 30일 한적한 폐차장에 왔습니다.
취업으로 출퇴근을 해야 했기에 85,000km 차량을 데려오면서, 연령 문제로 보험료가 높다보니
나이가 있는 누나와 공동 명의를 통해 보험료를 절감하려했던 시간부터, 소모품들이 고장나거나 고장 징조가 보이면
스포티지넷에 들어와 비슷한 증상을 찾아보고 DIY도 해보려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DIY글을 보고 더듬더듬 에어컨 핀센서를 구매해다가 야매로 작업해놓고 해결했다며 뿌듯해 갔던 나날들을 돌아보면
정말 오래탔구나 싶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지원금이 올해를 끝으로 5등급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10월 1일까지 자동차
정기검사를 해야하는데 하체부식으로 인해 빠꾸를 먹을께 분명했던 지라(2년 전에도 빠꾸를 받았으나 조만간 폐차
하겠다는 이야기로 적당히 넘어갔었죠..) 이제 이별할 순간이구나 싶어 보내기로 맘 먹었었습니다.
폐차장으로 이동하기 전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막걸리를 따르고 절을 하려니... 목격 주민이 있다면
미친놈 소릴 들을꺼 같아 출근길에 한적한 곳에 세워두고 고생하셨노라고... 감사했노라고.. 인사를 올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쉽고 서글픈 마음만 약간 들었는데.. 폐차장에 도착해서 서류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폐차장 여사장님이 외국인 직원분을 불러 "이거 번호판 떼고 사진 찍어라." 라는 말에 "이뭐.. 그냥 이궈 뜨둬?" 라는 어눌한
말과 함께 번호판을 떼기 시작하는데... 눈물샘이 터진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젠 정말 끝이구나.. 폐차장에 서있던 수많은 차량 중 하나가 되는구나 하면서 서류 정리가 끝나지 않았기에
끄억끄억 눈물을 삼키며 서류를 받아서 나오다 감정이 북받혀 올라 뒷좌석 문을 열고 오열을 했었더랬죠...
"정말 감사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지방에서 서울로 부모님 수술을 위해 입원물품을 싣고 불안해하며 새벽 고속도로를 타던날...
12월 겨울 수술 후 보호자 대기실이 없어 차에서 핫팩을 터치며 잤던 나날들이 정말 어제일처럼 떠오르더라구요...
오열하며 차량등록사업소로 걸어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존재보다 소유를 더 큰 가치로 여긴다."라는 말이 옳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스포티지는 그저 소유가 아니라... 12년을 함께했던 존재였구나... 하며 6차선 도로 사이를 걸어가며 눈물을 닦는 모습이
웃기기도 서글프기도 하여 울다 웃다 했습니다. ㅎㅎ
그렇게 잘 마치고 다음날인 24.10.01(화) 집에서 곰탕에 밥을 말으며 TV를 켜보니 국군의 날 다큐멘터리를 하더군요.
굿바이 팬텀. 눈물의 퇴역식.
아 오래된 비행기도 이제 퇴역을 하는가보다... 63년도 비행기가 60년만에 퇴역이면.. 대단하다 하고 보던 찰나..
항공기를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왔던 조종사와 현직 조종사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연로하신 조종사가 비행기를 쓰다듬으며 고생했다며 울먹이자 현직 조종사도 함께 우는 모습을 보며
또 눈물샘이 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
60년 비행기와 20년 스포티지를 비교할수는 없겠지만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은지
또다시 2차 오열을 하는데...
운수좋은날의 김첨지가 왜 설렁탕을 사왔는데 먹지 못하니... 라며.. 성토하던 상황 또한...
곰탕먹다 울먹인 저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꺼라 생각합니다...
항상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주셨던 여러 회원님들...
제목처럼 너무 오래타지도... 너무 차에 마음주지도 마세요...
저처럼 힘들 수 있습니다...(심지어 저 MBTI 극 T입니다...)
제 닉네임처럼 저는 40만을 넘겼습니다.
40만을 넘기지 않았더라면 이정도 감정은 없었을 것 같다라는 생각에
40만 전까지만 타시길 추천드립니다....
아 참. 참고로 새로운 차는 둘째 매형이 타던 2013년 싼타페 DM입니다.
얘도... 바꿀 땐 어떨지 짐작도 안가네요... ㅎㅎ
하지만 차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종종 카페에는 올겁니다.
같은 디젤이다 보니 또 선배님들의 지혜를 빌리는 순간들도 오겠지요.
폐차하게되면 꼭 여기에 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환절기 모두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했고 고마웠고 행복했습니다...
댓글 10
저도 06년식 46만 정도 탔었습니다.. 저는 딱히 아쉽지는 않더라구요,,
문제 1도 없이 잘 탔었구요,
그 후로 쏘렌토R(신차), 쏘렌토UM(신차), 루비콘(신차), 디스커버리4(중고), W222(중고), G30(신차), EV9(신차)
정말 아쉬웠던 차는 G30 530i Xdrive ... 정말 좋은 차... 다시 가서 찾아오고싶은,,
그렇지 차는 이렇게 만들어야지,, 이게 진짜 차지.. 그런 생각만 들었던 차,,
지금 현재 NQ5 스포티지HEV 다시 구입했습니다.
전에 탔던 UM 비슷한 느낌이 나서,, 샀는데,, 좀 둔하네요,, ,
계약하고 3달반을 기다려 지난 달에 받아서 잘타고 있어요, 모닝 어반(소장용) 가지고 있구요,
사정이 생겨서 차를 줄여야 해서
옵션 최소화하여 ㅋㅋㅋ 3,700만원짜리 구입하였습니다. (노블레스에 계기판, 내비, 어라운드뷰)
음,, 저는 그냥 무감각합니다.
요즘 생각으로는 차에 엔진 미션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전기차 할인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EV6 시승차 받아서 주말 2박 3일 타고 다녔는데..
역시 전기차는 저랑 너무 잘 맞습니다... ㅋㅋㅋ
😭😭 화이팅!!!!
애정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ㅜ
어케 40만까지 관리를 하셨는지
스퐁을 향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는 아직 10만도 아닌데 08년식 신차 스퐁이를 어떻게 관리를 해야될지 걱정입니다.
타이밍밸트는 언제 교환해야하는지도
불안불안합니다.
오래타셨네요. 제스퐁이도 내년이면 딱 20년되네요.
스퐁이도 고마워할거 같아요 ,
저도 현재 06년식 VGT 28만키로째 끌고 있습니다.
19년 전에 새차로 뽑아서 애지중지 했던 시절이 제 청춘과 함께 지나갔네요.
걸핏하면 점등하는 엔진체크등에 냉각수 녹물을 외부 필터로 걸러줘가면서 이래 저래 연명을 해주고 있는데, 아직도 제가 낚시하러 지방 내려갈 때 쌩쌩 잘 달려주는 녀석이 너무 기특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 상 아마도 앞으로 2년 정도가 마지막일 것 같은데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이 녀석을 대신할 새차를 받더라도 그 때 그 시절의 감성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정든 차 좋은 곳에 갔을 겁니다. 힘 내시고요.
산타페도 애정듬뿍 잘 관리해 주세요. ^^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마음이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