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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9일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이었던 여대생의 후기


9일 이명박과 대화에 참여한 여대생의 후기!!!!
- 검열 통제속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로 다녀온 촛불 대학생의 참가 후기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가 5개의 방송사에서 생중계됐다. 나는 거기에 섭외된 5명의 패널 중 한명으로 참가했는데, 촛불집회에 참가한 당사자로서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는 역할이었다. 촛불 시민들을 구속 수배하고, 경찰이 두 당 2~3만원으로 인간 사냥을 하도록 부추긴 당사자가 국민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토론회에 나가서 촛불들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겠다’던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시작 전부터 청와대 외압설이 언론들에 보도될 정도였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청와대는 촛불 집회를 진압한 전경을 촛불시위 관련 질문자로 섭외하라고 요구했고, 장미란 선수를 패널로 부르라고도 했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의 질문도 사전부터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 기획 상 질문지를 먼저 보내기로 되어있었는데, 처음에는 분량에 대해 문제 제기가 들어와서 수정을 해야 했다. 이후에는 ‘백골단’이라는 표현, ‘후쿠다 총리는 20%로 사임했는데,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 등을 문제 삼아 질문지를 수정하게 했다. 몇 번을 수정해도 내 질문지의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자, 심지어 나중에는 방송사 측에서 짜놓은 스크립트를 받게 되었고, 내용 검열이라고 항의를 하자 ‘발언 내용이 프로그램 기획 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협박성 얘기까지 들었다.

프로그램 녹화 당일, 5명의 섭외 패널들에게는 ‘사전에 보내줬던 질문지를 정리한’ 문서가 전달됐는데 역시 거기엔 내가 보내줬던 질문이 아니라, 비슷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내용이 다른 누군가 사전에 짜놓은 질문이 적혀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패널도 마찬가지여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녹화 장소로 들어갈 때는 더 가관이었다. 위험한 금속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간단하게 검사 한다’고하더니, 경찰들은 내 가방을 열어서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 완전한 인권 침해였다. 게다가 심지어는 가방 안에 있는 종이들을 꺼내서 내용까지 읽으려 했다.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촛불 집회에 관련한 진보적 언론들의 기사를 스크랩해 놨었는데, 그것을 보고는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고 난 거기서 또 경찰과 싸워야만 했다.  

토론회장 안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생방송을 앞두고 스텝들과 기자들은 날카로웠고, 곳곳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방송 경험이 없는 국민 패널들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욱 위축되어있었다. 간단하게 리허설이 두 번 정도 진행이 됐다. 나는 더 이상의 마찰이 너무 피곤해서, 원래 내가 생방송에서 했던 발언보다 결국 조금 더 ‘공손’하고 무난한 발언으로 리허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리허설 도중 틈틈이 생방송에서 할 진짜 하고 싶은 발언과 추가 질문을 준비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가고, 방송이 시작이 됐다. 무엇보다도 100분 동안 이명박의 얼굴을 보면서 그의 뻔뻔한 거짓말을 듣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명박은 국민들의 얘기를 듣기는커녕, 계속 동문서답으로 자기 말만 해댔다. 전문가들과 국민 패널들이 추가 질문이 있었는데도,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계속 말을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잘리기 일쑤였다. 준비했던 발언을 아예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촛불 집회를 탄압하는 것이 정부의 소통이냐는 내 질문에, 이명박은 능글맞게 웃으면서 “주동자는 아니죠?”라며 뻔뻔하게 “촛불집회가 소수의 불법, 폭력적으로 변했다. 불법, 폭력은 강력하게 법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답변에 ‘아직도 주동자 운운하다니 한심하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법은 누구의 법이냐, 천문학적인 횡령 배임 탈세 혐의를 받았던 재벌총수는 통 크게 815 때 사면해주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 시민을 잡아가냐, 전과14범 주제에 누구에게 법을 운운하는 거냐’는 추가 질문을 꼭 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약속했던 추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측은 애초에 나에게 질문을 수정하는 대신 추가질문 기회는 꼭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던 터였다. 나는 대통령이 대답을 하는 동안 연신 아나운서에게 손을 들고 추가 질문을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결국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제목은 분명 국민과의 ‘대화’였는데도, 결국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반면, 이명박은 선문답처럼 논쟁을 회피하고 자기방어 논리를 펴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나오는데, 매우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KBS 앞에는 촛불 시민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촛불들을 보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냥 마이크를 잡은 김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올걸, 하는 후회가 됐다. 조계사에서는 70여 일째 대책위 활동가들이 천막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친구들은 경찰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연행이 되고,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망가져가고 있는데, 이명박은 웃으면서 자기 옛날 데모했던 과거 얘기나 하고 앉아있고, 난 그를 면전에 두고 충분히 말도 다 못하고 나온 것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다.



▲ 성지현씨(자료사진).  



한나라당은 이런 ‘대통령의 대화’가 “좋은 민심 전달의 기회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대통령과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번 저항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할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강부자들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이명박에 맞서 우리 촛불은 꺼지지 않을 거다.

ⓒ 성지현






출처: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6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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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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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욜라뽕따이 2008.09.17. 07:58
현 정부가 다른건 못해도 짜고치는 고스톱은 잘 하네요...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자기만 똑똑한줄 아는 정부
profile image
[서경]김서방 2008.09.17. 08:11
MB 대본이 없었다면.. 쩝..
국민과의 대화때.. 기다렸다는 듯이 혼자 신나서 답변하자나요.. 미리 대본에 있던거니까. 신나게 하는거였겠죠.
MB는 지시나 명령만 익숙하지.. 철학과 신념이 묻어나는 토론은 아예 기대를 마세요..

똥개가 똥을 끊는거보다 더 힘들어요 ㅡㅡ;
[서경]간큰블루 2008.09.17. 08:27
역시 지지율이 안되면 일본처럼 자진 사퇴하던지...--;;
볼수록 답답해지네여...휴.~
[강원]남쪽바다 2008.09.17. 09:08
실실 쪼개는 모습 싫었음...

국정 엉망으로 만들어놓공.. 쪼개기는
부평사람 2008.09.17. 09:25
미리 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하고, 리허설하고, 문제의 본질도 제약하고, 질문자 질문시간은 칼같이 지키도록 하면서 답변은 장황하게 길게 함으로써 주어진 시간 축나게 하고, ㅋㅋ 이게 국민과의 대화인가??
[전]파포[전주] 2008.09.17. 09:30
쪼개는 웃음과 혀를 낼름 거리는 모습;;;
완전 비호감이더라구요....
profile image
[서경]넉울-_-v 2008.09.17. 09:34
저 친구 질문할때 잠깐 봤는데,
명박의 첫 답변을 듣는 순간 기가막혀서..채널 돌렸다는..;;;;;

[충]사랑을주세요 2008.09.17. 10:24
아직도 이명박 저 양반이 국가의 미래를 위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며 국민을 섬기기 위해 저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
[전]벌레(광주) 2008.09.17. 11:11
아 정말 짱나는 쥐돌이넹..어쩐지 사람들이 말을 못하나 싶었는뎅..
[전]테일[광주] 2008.09.17. 11:17
쥐새끼가 사람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자체가 잘못이네엽..
[서경]VEIL 2008.09.17. 12:05
아씨 괜히 읽었다
기분 또 더러워지네....
profile image
★ㅍrㅌr™ 2008.09.17. 13:00
그냥....
식객 봤습니다..
식객 보고 사람들이랑 맥주 한잔 하는데.. 채널 돌리자 마자... 술이 금새 동이 나데요..
술땡기게 하는데 선수입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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