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평등한 인사법, 악수
- (서.은1)포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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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서 60년대에 살았던 국민이라면 미국에서 보내온 원조식량 포대를 기억할 것이다.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던 우리 국민들은 그 포대에 담겨 있던 밀가루와 옥수수가루, 분유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포대마다에는 좀 특이한 그림이 인쇄되어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고 그 아래에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당시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최강국이던 미국에게 원조 받는 식량의 포장지치고는 꽤 인상적인 그림이었다.
왜냐하면 악수는 매우 평등한 인사법이기 때문이다. 그 그림으로 인해 구호 받는 상황이 아닌 동등한 우호관계에서 배려하는 원조물자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고나 할까.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인들은 지금도 모르는 이들과 마주치면 오른쪽 손을 들어서 손바닥을 활짝 펴는 인사를 나누곤 한다. 이처럼 오른쪽 손을 드는 이유는 상대방과 싸울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수의 유래는 바로 이처럼 낯선 사람 앞에서 무장 해제의 의미로 무기를 잡는 오른손을 내민 데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19세기 들어 상인들의 보편적인 인사법으로 급속히 퍼져나간 악수는 이제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통하는 보편적인 인사로 자리 잡았다.
동물의 경우에도 낯선 상대방에게 해칠 의사가 없다는 표시를 종종 그들만의 행동으로 표현하곤 한다. 고릴라는 가만히 서서 머리를 앞뒤로 흔드는 것으로 상대방을 해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고, 침팬지는 서로 손을 두드리며 악수와 비슷한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또 중남미 지역에 사는 야생 거미원숭이들은 서로 껴안는 행동으로 싸울 의사가 없음을 나타내 필요 없는 싸움을 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악수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인물은 김장수 국방부장관이다.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할 때 두 번 모두 머리를 숙이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군 야전교범의 예절 규정에 그렇게 되어 있다거나, 고개를 숙이면 머리가 부딪칠 것 같아서 그랬다는 김 장관의 답변이 보도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김 장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악수의 에티켓을 가장 잘 지킨 셈이다.
통상적인 악수법은 엄지를 위로 세우고 비스듬히 손을 내민 다음 상대방의 손이 자신의 손에 꽉 찬 느낌이 들 때까지 밀어넣고 두세 번 확실하게 흔들어주면 된다.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되는데, 이때 허리를 굽히면 서구인들에게는 비굴한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만다. 우리 식의 인사인 상하수직적인 절과 상호대등적인 악수의 동시 진행은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악수시 힘없이 축 늘어진 손을 내미는 것도 큰 결례가 된다. 서구에서는 이런 악수를 ‘dead fish', 즉 죽은 물고기와 같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평등한 인사법인 악수도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기싸움이 손끝으로 전해지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반가움과 심드렁함 등 다양한 감정이 실릴 수 있다.
미국의 리더십 연구가인 로버트 브라운은 악수의 유형에 따라 심리적인 성격을 구분하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손이 아플 정도로 꽉 쥐는 악수는 타인에 대한 지배욕을 드러내며, 왼손을 상대방의 손에 얹는 경우는 빨리 친해지려는 성향을 지닌 사람으로 분류된다. 또 상대를 당기며 악수하는 경우는 자신의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강한 사람으로 보았다. 하지만 브라운 역시 가장 모범적인 악수는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적당한 악력으로 2~3회 손을 흔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렇게 볼 때 김장수 국방부장관의 악수는 국제적인 관례에서도 모범적인 행동으로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범적인 악수로 굳이 칭찬 받는다면 그 대상은 김 장관뿐만이 아닐 것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았을 때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는 북한측 인사 중 대부분은 김 장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악수를 했다.
출처 : 2007.10.11 ⓒScience Times 이성규 편집위원
그런데 그 포대마다에는 좀 특이한 그림이 인쇄되어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고 그 아래에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당시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최강국이던 미국에게 원조 받는 식량의 포장지치고는 꽤 인상적인 그림이었다.
왜냐하면 악수는 매우 평등한 인사법이기 때문이다. 그 그림으로 인해 구호 받는 상황이 아닌 동등한 우호관계에서 배려하는 원조물자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고나 할까.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인들은 지금도 모르는 이들과 마주치면 오른쪽 손을 들어서 손바닥을 활짝 펴는 인사를 나누곤 한다. 이처럼 오른쪽 손을 드는 이유는 상대방과 싸울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수의 유래는 바로 이처럼 낯선 사람 앞에서 무장 해제의 의미로 무기를 잡는 오른손을 내민 데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19세기 들어 상인들의 보편적인 인사법으로 급속히 퍼져나간 악수는 이제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통하는 보편적인 인사로 자리 잡았다.
동물의 경우에도 낯선 상대방에게 해칠 의사가 없다는 표시를 종종 그들만의 행동으로 표현하곤 한다. 고릴라는 가만히 서서 머리를 앞뒤로 흔드는 것으로 상대방을 해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고, 침팬지는 서로 손을 두드리며 악수와 비슷한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또 중남미 지역에 사는 야생 거미원숭이들은 서로 껴안는 행동으로 싸울 의사가 없음을 나타내 필요 없는 싸움을 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악수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인물은 김장수 국방부장관이다.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할 때 두 번 모두 머리를 숙이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군 야전교범의 예절 규정에 그렇게 되어 있다거나, 고개를 숙이면 머리가 부딪칠 것 같아서 그랬다는 김 장관의 답변이 보도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김 장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악수의 에티켓을 가장 잘 지킨 셈이다.
통상적인 악수법은 엄지를 위로 세우고 비스듬히 손을 내민 다음 상대방의 손이 자신의 손에 꽉 찬 느낌이 들 때까지 밀어넣고 두세 번 확실하게 흔들어주면 된다.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되는데, 이때 허리를 굽히면 서구인들에게는 비굴한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만다. 우리 식의 인사인 상하수직적인 절과 상호대등적인 악수의 동시 진행은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악수시 힘없이 축 늘어진 손을 내미는 것도 큰 결례가 된다. 서구에서는 이런 악수를 ‘dead fish', 즉 죽은 물고기와 같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평등한 인사법인 악수도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기싸움이 손끝으로 전해지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반가움과 심드렁함 등 다양한 감정이 실릴 수 있다.
미국의 리더십 연구가인 로버트 브라운은 악수의 유형에 따라 심리적인 성격을 구분하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손이 아플 정도로 꽉 쥐는 악수는 타인에 대한 지배욕을 드러내며, 왼손을 상대방의 손에 얹는 경우는 빨리 친해지려는 성향을 지닌 사람으로 분류된다. 또 상대를 당기며 악수하는 경우는 자신의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강한 사람으로 보았다. 하지만 브라운 역시 가장 모범적인 악수는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적당한 악력으로 2~3회 손을 흔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렇게 볼 때 김장수 국방부장관의 악수는 국제적인 관례에서도 모범적인 행동으로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범적인 악수로 굳이 칭찬 받는다면 그 대상은 김 장관뿐만이 아닐 것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았을 때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는 북한측 인사 중 대부분은 김 장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악수를 했다.
출처 : 2007.10.11 ⓒScience Times 이성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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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끼리 악수는 그 의미를 무시한 한미관계나
남북관계라고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