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에 콩 등 식물성 기름 섞어… 값도 싸
정유업계선 매출·이익 줄까 보급에 소극적

[조선일보 김종호기자]

기존 경유에 콩·유채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섞은 ‘바이오 디젤’ 판매가 시작됐다. 정부는 바이오 디젤 사용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석유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오 디젤은 기존 경유보다 유해 배출가스가 적고, 바이오 원료유의 비율이 커질수록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음 줄고 배기가스는 콩기름 냄새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경유차량을 운전하는 강현근(31·기아자동차 근무)씨의 2005년형 ‘스포티지’에 바이오 디젤을 주유한 뒤 함께 시승을 해 봤다. 현재 정유회사가 판매 중인 BD 0.5(경유 99.5%에 바이오 디젤 원료 0.5%를 섞은 것)와 BD 5, BD 20, BD 100 등 바이오 원료의 비중을 확대한 제품을 차례로 넣으면서 차량의 변화를 살펴봤다.


실험에 참여한 강씨는 “처음 BD 0.5를 넣었을 때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으나 BD 5, BD 20, BD 100으로 바이오 원료의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승차감이 달라졌다”면서 “엔진 소음이 일반 경유를 넣었을 때보다 줄었고, 가속할 때 페달을 밟는 느낌도 부드럽다”고 말했다.


배기가스 냄새도 달랐다. 일반 경유를 넣고 운전하면 매캐하고 역한 냄새가 나지만, BD 5에선 냄새가 약해지고, BD 20과 BD 100에선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대신 식용유를 태울 때와 비슷한 콩기름 냄새가 났다. 실제 바이오 디젤은 일반 경유에 비해 유해 배출가스의 양이 적다. 산업자원부 석유사업과 최정식 사무관은 “바이오 디젤 1ｔ을 사용하면 2.2ｔ의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보급에 소극적


현재 판매되는 바이오 디젤은 BD 0.5 제품이다. BD 5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 것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원료유의 양이 적기 때문. 정유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디젤 원료 공급업체들이 영세한 중소기업이어서 공급량이 적어, BD 0.5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이 직접 바이오 디젤 원 료유 생산에 나서면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는 원료유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김연지 부장은 “바이오 디젤 보급이 늘어나면 정유사는 매출·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보급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디젤 원료가 0.5% 섞이면 경유 ?당 약 2원의 경유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BD 5(경유 95%에 바이오 디 젤 원료 5%를 섞은 것)를 사용하면 일반 경유(경유 100%)보다 ?당 20원 정도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호기자 [ tellme.chosun.com])

[키워드] 바이오디젤(BD·bio-diesel)?

콩기름·유채기름·폐식용유 등 식물성기름에 석유제품을 섞어 경유와 비슷한 특성을 갖도록 만든 대체연료다. 싼타페와 같은 경유 자동차에 넣어 운행이 가능하다. 일반 경유에 비해 유해 배출가스가 적어 친환경 연료로 불린다. 해외에선 독일·프랑스 등이 유가상승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바이오디젤 보급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