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1세기형 아부 실천 내겐 성공 발판이었네 (처세술 7)
- (서경)포돌이
- 769
- 1
2005년 3월3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의 면전에서 입에 발린 말을 했다.
“외교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할 때 대통령께서 명쾌한 지침을 주심으로써 앞길을 일깨워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사석에서도 하기 어려운 찬사였다. 노 대통령도 반 장관의 언사가 민망한 듯 수줍게 웃었다.
찬사 덕분이었을까? 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를 ‘대(大)외교부’라고 칭하면서 외교부가 현안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나라 안팎에 적(敵)이 거의 없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략적 찬사’의 달인이다.
상대의 세로토닌(칭찬을 듣거나 인정을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샘을 자극하는 재주가 몸에 뱄다.
그럼에도 그를 아첨꾼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처세의 달인이라 비꼬는 사람도 없다.
아첨꾼이 그랬다면 비판받을 행동도 그가 하면 배려요 매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위아래로 한결같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적을 만들지 않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우리도 반 총장처럼 알게 모르게 아첨하며 산다.
“인간은 원래부터 아첨하는 동물”(영국의 문예비평가 윌리엄 히즐릿)인 듯하다.
그럼에도 아첨꾼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분명 조롱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동물은 지도자에게 알랑거리다 보스가 늙어 힘이 빠지면 무리에서 쫓아내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한다.
일은 게을리하면서 질 떨어지는 아부만 하는 저급한 아첨꾼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전략적 찬사가는 누구에게나 한결같다.
정성스러움으로 선배를 대하고, 온화함으로 후배를 다독거린 반 총장과 같이….
반 총장의 그것처럼 눈살 찌푸려지지 않는 지극한 배려, 즉 전략적 찬사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요, ‘마주한 사람의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려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무공해 웰빙 푸드’다.
그렇다고 해서 전략적 찬사가가 맑고 투명하기만 한 성인군자는 아니다.
전략적 찬사 또한 유리한 처지에 놓이기 위해 타인을 치켜세우는 일종의 조작이자, 미래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상대에게 행하는 의도적인 거래이기 때문이다.
달인들에게서 발견되는 전략적 아부의 시작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반 총장은 장관 시절 국회에서 연배가 낮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도 ‘의원님께서 하문하신’과 같은 극존대의 표현을 썼다.
차관 시절에도 그는 장관 승용차의 뒷문을 열어줬다고 한다.
“너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뜻의 ‘인사’(무릎을 꿇고 하는 절은 인사의 극단적 형태다)는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대표적 행동이다.
침팬지 집단의 보스는 하위계급의 침팬지가 제대로 인사하지 않으면 반드시 해코지를 한다.
개그맨 박수홍(37) 씨는 ‘바른 인사는 100점짜리 찬사’라고 여긴다.
그는 지난해 ‘라엘웨딩’이라는 결혼 컬설팅 회사를 차리고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무모하게 일을 벌인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고 한다.
“개그맨으로서의 순발력은 깔끔한 이미지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을 만큼 예의가 바르다”는 한 PD의 말대로 그의 인사성은 유명하다.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씨가 거친 연예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 데 인사는 적지 않은 구실을 했다.
방송에서 드러나는 이미지처럼 그는 언제나 예의 바르고 상냥하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라고 예의를 갖춰 인사한다.
전략적 찬사의 달인들은 예의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반 총장처럼 꼼꼼하게 윗사람을 배려한다.
당(黨)의 ‘어른’들한테 “사람이 참 바르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 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이 그런 경우다.
최근 아시아소사이어티 펠로로 선정되기도 한 김 의원과 관련된 일화 한 토막.
지난해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예상치 못한 생일선물을 원내 부대표단에게서 받고 입이 활짝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에게 깜짝 선물을 주자고 제안한 이가 바로 김 의원. 원내대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당시 당직자들은 “71년생인 김 의원이 허투루 국회의원이 된 게 아니다”라며 웃었다.
[주간동아 2007-03-14 09:30]
“외교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할 때 대통령께서 명쾌한 지침을 주심으로써 앞길을 일깨워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사석에서도 하기 어려운 찬사였다. 노 대통령도 반 장관의 언사가 민망한 듯 수줍게 웃었다.
찬사 덕분이었을까? 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를 ‘대(大)외교부’라고 칭하면서 외교부가 현안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나라 안팎에 적(敵)이 거의 없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략적 찬사’의 달인이다.
상대의 세로토닌(칭찬을 듣거나 인정을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샘을 자극하는 재주가 몸에 뱄다.
그럼에도 그를 아첨꾼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처세의 달인이라 비꼬는 사람도 없다.
아첨꾼이 그랬다면 비판받을 행동도 그가 하면 배려요 매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위아래로 한결같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적을 만들지 않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우리도 반 총장처럼 알게 모르게 아첨하며 산다.
“인간은 원래부터 아첨하는 동물”(영국의 문예비평가 윌리엄 히즐릿)인 듯하다.
그럼에도 아첨꾼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분명 조롱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동물은 지도자에게 알랑거리다 보스가 늙어 힘이 빠지면 무리에서 쫓아내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한다.
일은 게을리하면서 질 떨어지는 아부만 하는 저급한 아첨꾼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전략적 찬사가는 누구에게나 한결같다.
정성스러움으로 선배를 대하고, 온화함으로 후배를 다독거린 반 총장과 같이….
반 총장의 그것처럼 눈살 찌푸려지지 않는 지극한 배려, 즉 전략적 찬사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요, ‘마주한 사람의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려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무공해 웰빙 푸드’다.
그렇다고 해서 전략적 찬사가가 맑고 투명하기만 한 성인군자는 아니다.
전략적 찬사 또한 유리한 처지에 놓이기 위해 타인을 치켜세우는 일종의 조작이자, 미래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상대에게 행하는 의도적인 거래이기 때문이다.
달인들에게서 발견되는 전략적 아부의 시작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반 총장은 장관 시절 국회에서 연배가 낮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도 ‘의원님께서 하문하신’과 같은 극존대의 표현을 썼다.
차관 시절에도 그는 장관 승용차의 뒷문을 열어줬다고 한다.
“너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뜻의 ‘인사’(무릎을 꿇고 하는 절은 인사의 극단적 형태다)는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대표적 행동이다.
침팬지 집단의 보스는 하위계급의 침팬지가 제대로 인사하지 않으면 반드시 해코지를 한다.
개그맨 박수홍(37) 씨는 ‘바른 인사는 100점짜리 찬사’라고 여긴다.
그는 지난해 ‘라엘웨딩’이라는 결혼 컬설팅 회사를 차리고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무모하게 일을 벌인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고 한다.
“개그맨으로서의 순발력은 깔끔한 이미지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을 만큼 예의가 바르다”는 한 PD의 말대로 그의 인사성은 유명하다.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씨가 거친 연예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 데 인사는 적지 않은 구실을 했다.
방송에서 드러나는 이미지처럼 그는 언제나 예의 바르고 상냥하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라고 예의를 갖춰 인사한다.
전략적 찬사의 달인들은 예의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반 총장처럼 꼼꼼하게 윗사람을 배려한다.
당(黨)의 ‘어른’들한테 “사람이 참 바르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 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이 그런 경우다.
최근 아시아소사이어티 펠로로 선정되기도 한 김 의원과 관련된 일화 한 토막.
지난해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예상치 못한 생일선물을 원내 부대표단에게서 받고 입이 활짝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에게 깜짝 선물을 주자고 제안한 이가 바로 김 의원. 원내대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당시 당직자들은 “71년생인 김 의원이 허투루 국회의원이 된 게 아니다”라며 웃었다.
[주간동아 2007-03-14 09:30]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