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엄마
- [경]시나스포
- 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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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다녀온 동생이 보따리를 내려놓고 갔다.
챙겨 보낸 플라스틱 김치통이 그대로 다시 왔다.
안에는 다시 꽉꽉 채운 갖가지
김치와 양념이 들어있었고
보따리 귀퉁이엔 하얀 가제 손수건에 싼
작은 꾸러미가 있었다.
손수건에 싸여서 엄마가 보내온 건 곶감 다섯 개...
곶감을 좋아하는 큰딸 때문에
명절 때건 제사가 있건 다른 사람은
손도 못되게 하신다.
엊그제 제사 후 남은걸 보낸 걸로 생각했었다.
엄마는 농사일도 지으시면서 가까운 곳에
직장에도 다니신다.
근사하고 좋은 일터는 아니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보시겠다고 욕심 부리신다.
식권 한 장이 이천 원씩 이나 한다고
그거 아까워 도시락 꼭꼭 챙겨 가시고
큰딸이 사준 보온도시락이 따끈해서 좋다고
겨우내 일터에서 자랑을 했노라 하셨다.
곶감 다섯 개는,
그 일터에서 누군가 심심풀이로
드시라고 가져온 거란다.
휴식시간에 나눠준 곶감 다섯 개..
남들은 오물오물 맛나게 먹고 있을 때
우리 엄만 주머니 속에 살그머니 넣으셨단다.
큰딸이 좋아하는 곶감이라서
그 곶감을 다른 형제들이 볼까 무서워
손수건에 싸서 김치보따리에 넣어 주신 거다.
목까지 왈칵 넘어오는 울음을 삼키느라
곶감을 먹을 수가 없다.
플라스틱 통 가득 담겨있는 김치도 먹을 수가 없다.
작은 소주병에 담겨있는 참기름도 먹을 수가 없다.
엄마의 땀방울을 고스란히 받아 놓은 것만 같아서
시골에서 가져오는 양념들이며 푸성귀를
당연한 듯 얄밉게도 받아먹었었는데
거기다 손수건에 싸인 곶감까지 자꾸만 날 울린다.
바보 같은 엄마
우리 엄만 정말 바보다.
나를 자꾸만 울게 하는 바보다
나에겐 그런 바보 엄마가 있다.
챙겨 보낸 플라스틱 김치통이 그대로 다시 왔다.
안에는 다시 꽉꽉 채운 갖가지
김치와 양념이 들어있었고
보따리 귀퉁이엔 하얀 가제 손수건에 싼
작은 꾸러미가 있었다.
손수건에 싸여서 엄마가 보내온 건 곶감 다섯 개...
곶감을 좋아하는 큰딸 때문에
명절 때건 제사가 있건 다른 사람은
손도 못되게 하신다.
엊그제 제사 후 남은걸 보낸 걸로 생각했었다.
엄마는 농사일도 지으시면서 가까운 곳에
직장에도 다니신다.
근사하고 좋은 일터는 아니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보시겠다고 욕심 부리신다.
식권 한 장이 이천 원씩 이나 한다고
그거 아까워 도시락 꼭꼭 챙겨 가시고
큰딸이 사준 보온도시락이 따끈해서 좋다고
겨우내 일터에서 자랑을 했노라 하셨다.
곶감 다섯 개는,
그 일터에서 누군가 심심풀이로
드시라고 가져온 거란다.
휴식시간에 나눠준 곶감 다섯 개..
남들은 오물오물 맛나게 먹고 있을 때
우리 엄만 주머니 속에 살그머니 넣으셨단다.
큰딸이 좋아하는 곶감이라서
그 곶감을 다른 형제들이 볼까 무서워
손수건에 싸서 김치보따리에 넣어 주신 거다.
목까지 왈칵 넘어오는 울음을 삼키느라
곶감을 먹을 수가 없다.
플라스틱 통 가득 담겨있는 김치도 먹을 수가 없다.
작은 소주병에 담겨있는 참기름도 먹을 수가 없다.
엄마의 땀방울을 고스란히 받아 놓은 것만 같아서
시골에서 가져오는 양념들이며 푸성귀를
당연한 듯 얄밉게도 받아먹었었는데
거기다 손수건에 싸인 곶감까지 자꾸만 날 울린다.
바보 같은 엄마
우리 엄만 정말 바보다.
나를 자꾸만 울게 하는 바보다
나에겐 그런 바보 엄마가 있다.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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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자식으로 태어나서 후회되는게 딱 하나 있다면-
어무이한테 '사랑합니다'란 말이 절대 입밖으로 안나온다는것이죠.
그래서...
걍 돈으로 때우고 살아요 ;;;
어무이한테 '사랑합니다'란 말이 절대 입밖으로 안나온다는것이죠.
그래서...
걍 돈으로 때우고 살아요 ;;;
가슴 한구석을 후벼 파네요...
가슴찡한 얘기입니다...
가슴찡한 얘기입니다...
가슴 찡~~~하네요....ㅜ.ㅜ..
노래한곡 선물할께요....
~~~ *^^* ~~~
이런..제목을 빠트렸네요...
(고)김광석씨의 어느 60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분위기가 안 어울렸다면 죄송합니다....
^^;;
(고)김광석씨의 어느 60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분위기가 안 어울렸다면 죄송합니다....
^^;;
정말 훈훈한글인듯.. 가슴한곳이 찡하네요..
음악까지 절 울리는군요. 감동입니다.
마리아님 글내용에 맞는 음악 감사합니다...
찡하네요...
가슴찡한 이야기네요^^
한번씩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글인거 같네요.
한번씩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글인거 같네요.
지금 우리어머니 뒷모습을 보고있는데..왜저렇게 많이 늙으셨는지....ㅡㅡ
부모님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맘 한켠이 시려 오는건 뭘까요....? 나두 이제 철이 들었나??...
저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아직 엄마라 부릅니다.
출근할 때면 항상 차조심하라 일러주십니다.
밥 먹을때면 종종 반찬도 얹어주십니다.
그런 엄마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하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항상 가슴속에 묻혀있는 우리엄마.
출근할 때면 항상 차조심하라 일러주십니다.
밥 먹을때면 종종 반찬도 얹어주십니다.
그런 엄마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하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항상 가슴속에 묻혀있는 우리엄마.
ㅎㅎ 엄마...찡~~~
어머니께도. 짜장면이 맛 없을리가 없죠..
하지만 싫다고 하시죠. 자식들 앞에서는....
하지만 싫다고 하시죠. 자식들 앞에서는....
ㅜㅜ 아침부터 가슴이 찡하네여ㅜ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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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낳고보니 어느순간 부모님의 등은 한없이 초라해버리더라구요..
내 일찍 철들었더라면 하는 후회도 들고..